【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KT가 사외이사 후보자들을 공개하는 등 이사회 정상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CEO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 기술 관련 전문성을 삭제함에 따라,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9일 KT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에서 마련한 개선안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진행, 총 7인의 사외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 30일 개최될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들에 대한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임기만료 사외이사 3인의 직무수행도 종료된다.

이번에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 7인은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고려대 미디어학부 김성철 교수, 세계회계사연맹IFAC 안영균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KCGI 이승훈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서울대 경영대학 조승아 교수, 한림대 최양희 총장 등이다.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 개선안도 마련됐으며, KT 이사회는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하고 관련 규정도 개선할 계획이다. 먼저, 기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전환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통합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한다.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며, 기존 지배구조위원회의 역할이었던 대표이사 후보군 발굴·구성 및 후계자 육성 업무 등도 통합된다. 

이번 선임 절차에 한해 외부 전문기관 추천과 공개모집뿐만 아니라 주주 추천을 통해 사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하며,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기존 보통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기존 3인의 사내이사 수를 2인으로 축소하고, 복수 대표이사 제도를 폐지해 CEO의 책임을 강화한다.

다만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KT는 대표이사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는데, 기존에 있던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지식 및 경험 항목이 빠지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관련업계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관련해 KT새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사외이사 최종후보 명단에 정권 관련 인사들과 대주주인 현대자동차 출신 등이 있으며,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 분야 전문성을 산업 전문성 등으로 변경했다는 점에서, ‘낙하산 CEO’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또한 CEO 재임기간 중 비리로 유죄를 받은 경우 지급된 성과급을 회수하는 등 보다 강력한 조항을 정관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새노조 측은 “무엇보다 KT에 시급한 과제는 경영공백 최소화인 만큼, 앞으로 주주총회까지 이사회가 보다 투명하게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노동조합이자 주주로서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들을 검증할 것이고, 이울러 이 후보들이 이권카르텔 타파와 낙하산을 차단 의지를 공표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