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윤경림 신임 대표이사 후보 [사진 제공=KT]
KT 윤경림 신임 대표이사 후보 [사진 제공=KT]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KT가 차기 수장 후보를 결정했다. 정치권의 반발 속에서 선임 절차 강행을 택한 가운데, 주주총회라는 산을 넘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이사 전원 합의로 윤경림 현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윤 후보를 비롯해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매스총괄(사장) 등 4인의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윤 후보의 경우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그룹의 DX사업 가속화 및 AI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는 것이 이사회 측의 설명이다.

이는 최근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에 대해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를 거론하며 반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대통령실과 여당 등 정치권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를 거론해왔다. 때문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오는 3월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선임 건이 통과될 수 있을지가 다음 관건이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그룹(7.79%)과 신한은행(5.58%) 등도 정부에 반기를 들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외국인투자자 쪽에서는 현 구현모 체제에서의 기업가치 제고 성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정치권 외풍’에 반발해 윤 후보자 선임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측에서도 이를 의식해 관련 메시지를 던지는 상황이다. KT 이사회 강충구 의장은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 ESG 경영 트렌드 변화에 맞춘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며 “외부 컨설팅을 통해 CEO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등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사례 분석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객관성을 갖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역시 소감문을 통해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KT새노조는 구현모 현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으로 촉발된 CEO 리스크 증폭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 후보자를 차기 CEO 후보자로 선택한 이사회의 결정은 현 체제의 연장이며, 구 대표 체제와의 단호한 결별 없이는 정치권의 간섭 등 KT의 혼란이 수습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KT새노조 측은 성명을 통해 “일부 정치권이 ‘이익 카르텔’이라고 KT 이사회를 비난하는 상황에서 구현모 체제와의 단절을 최종 선택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지만, 이사회의 무책임함을 절감함과 동시에 ‘이익 카르텔’이라는 일각의 비난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며 “시민사회와 함께 윤 후보의 각종 불법의혹을 매섭게 검증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주총에서의 입장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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