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선도하는 풀무원의 비결은 준비된 자세
내부 임직원 마인드 내재화로 추진력 뒷받침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등 효율 개선 추진
“소비로 일조하는 ESG 가치, 소통 우선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은 앞다퉈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 분야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다. ESG가 기업의 존속과 맞닿아 있는 만큼 청년들에게는 기업의 ESG 경영이 직장 선택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됐다. 이에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청플 기자단’은  ESG 경영의 선두에 선 기업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청년&ESG]를 기획했다. 청년들이 직접 보고 느낀 ‘찐’ ESG 경영을 소개한다. 

고객과의 소통 속에 강화되는 친환경 패키지 [사진제공=풀무원]
고객과의 소통 속에 강화되는 친환경 패키지 [사진제공=풀무원]

【투데이신문 권신영 박예은 이지예 유지혜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는 개념이 아직 낯설던 시대부터 풀무원은 자연주의 식품기업이라는 독보적 영역을 개척해 왔다. 이웃사랑을 모토로 경영을 꾸리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정착시켜 온 풀무원은 6.25 동란 직후인 1955년 원경선 원장이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법을 공유하기 위해 작은 농장 공동체를 설립한 데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도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기업으로 발전했다.

풀무원은 2022년 미래지향적 종합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뜻을 밝히며, 4대 핵심전략, 핵심가치 그리고 핵심목표를 재정의했다. 회사의 새 미션은 ‘바른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드는 기업’이다. 이를 위한 4대 핵심전략은 ‘Plant Forward(식물성지향)’, ‘Animal Welfare(동물복지)’, ‘Healthy Experience(건강한 경험)’, ‘Eco-Caring(친환경 케어)’이다.

풀무원은 S&P 글로벌이 발표한 2022년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호평받으며 지속가능경영 연례 보고서에 등재됐고, 국내 처음으로 바이오 페트(Bio-PET) 재질의 샐러드 용기를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사회 취약 계층 식수 지원, 양극화 해소 상생협력 모델 지원과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양극화 해소 자율 협약’ 체결 등 ESG 경영의 다양한 분야에 앞장서고 있다. 청년 세대로 구성된 투데이신문 청플 기자단은 풀무원 ESG경영팀의 바른마음경영실 김현수 팀장을 만나 풀무원의 ESG 경영 가치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SG 가치 끊임없이 제공해 지속가능한 사회 앞장

Q. ESG 하면 떠오르는 대표명사 기업이 풀무원인데요. 풀무원은 식품업계 유일 5년 연속 ESG 평가 A+를 받기도 했습니다. 풀무원의 ESG 경영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2007년부터 저희는 ESG 경영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핵심 정보인 비재무 정보(재무 정보 외의 폐기물 발생과 재해율 등 환경·안전 성과, 고령자와 장애인 고용, 여성고용비율 등 지표, 바른먹거리 캠페인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 진행 등의 사회 성과 등)를 모아 왔고, 그 정보를  대외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2~3년 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는 기업들이 늘었는데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맨 처음 작성할 때 어려운 점은 데이터 수집이라고 생각합니다. 풀무원은 오래 전부터 차츰차츰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대응이 수월했고, 선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풀무원의 슬로건이 ‘바른 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드는 기업’인데, 이 같은 슬로건을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저희의 미션인 ‘바른 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드는 기업’에서 ‘바른 먹거리’ 같은 경우에는 풀무원의 핵심 자산인 먹거리, 식품 산업 그리고 지속 가능 식품을 강조합니다. ‘사람과 지구’에는 일상과 생명 존중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건강한 내일’이라는 개념은 풀무원이 고객이나 거래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ESG 가치를 끊임없이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점을 반영했습니다.

풀무원 ESG경영팀 김현수 팀장이 풀무원의 ESG 지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풀무원 ESG경영팀 김현수 팀장이 풀무원의 ESG 지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로하스 넘어 소통 강조한 ESG...혁신 가치 개정

Q. 풀무원의 궁극적인 ESG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No.1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  건강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생활 방식을 말함) 기업, 즉 ‘식품업계 ESG 분야에서 최고를 지향하겠다’며 목적 지향 경영을 추구했지만 지금은 이 목표가 약간 바뀌었습니다. 풀무원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면 바뀐 정관을 확인해 보실 수 있는데요. 이제 풀무원이 1등을 하겠다는 게 목표가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으로 브랜드 정신과 미션이 전환됐습니다.

결국 ESG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소통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더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해 혁신 가치를 개정했습니다. 일부 기업에선 ESG 경영과 자사의 상품을 동떨어지게 운영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은데, 저희는 이를 하나의 가치로 합침으로써 고객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회적 가치, 환경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성 식품이 동물성 식품보다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적기 때문에 풀무원은 지속 가능 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며 동시에 자연스럽게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저희가 최고로 생각하는 지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Q.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풀무원만의 ESG 경영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비법이라고 하면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내부 경영진의 의지입니다. 경영진이 실무진에서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지적해 줄 때도 있고, 외부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들도 흔쾌히 ESG를 우선으로 결정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는 임직원의 ESG 마인드 내재화인데, 풀무원 임직원들은 ESG 경영을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로 보고 있습니다. ESG 경영팀에서 ESG 관련 과제를 해야 한다고 요청을 보내면 어느 부서든 흔쾌히 수락해 줍니다. 당장은 실행 어려운 사안도 몇 개월 뒤에는 꼭 이루겠다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임합니다.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 메뉴. [사진출처 = 풀무원]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 메뉴. [사진출처 = 풀무원] 

Q. 풀무원은 플랜트 포워드 식당을 운영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식물성 지향 식품과 보통 알고 있는 채식 즉 비건 지향은 어떻게 다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식물성 지향이 어떤 점에서 ESG와 연결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가 유통하는 것은 플랜트 포워드(Plant forward)라고 식물성 지향 식품들입니다. 식물성 지향과 비건은 약간 다르긴 합니다. 식물성 지향 식품은 ‘동물성 원료 사용을 줄인다’라는 뜻이라 식물성 재료 섭취만 지향하는 비건과는 구분됩니다. 

동물성 재료를 키우기 위해 많은 탄소배출이 요구됩니다. 식물성 지향 식품은 이 배출을 줄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가 작년에 론칭한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은 70~80%이상이 식물성으로만 이뤄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동물성으로만 80% 이뤄져 있던 것을 식물성으로 많이 전환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식물성은 맛없어’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인식을 없애고 자연스럽게 식물성 지향 식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채식이나 식품성 식품 지향을 택한 이들에 대한 배려는 아직 우리 사회에 요원한 것 같습니다. 풀무원이 식물성 식품 지향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이런 점에 회사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접근, 배려하는지도 들려주세요.

제가 참여 중인 프로젝트의 한 팀원이 채식을 하는데, 저희가 식사 장소를 알아볼 때 늘 그 팀원도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저는 이게 곧 다양성이라고 생각해요. 채식한다고 해서, 반대로 채식을 안 한다고 해서 비난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육식을 하는 이들과 채식을 하시는 이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장소로 선정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풀무원 ESG경영팀 김현수 팀장 ⓒ투데이신문
풀무원 ESG경영팀 김현수 팀장 ⓒ투데이신문

트인 인식이 ESG 바탕...평소 회사 생활에도 반영 

Q. 풀무원은 환경 중심 ESG 경영 강화로, 올해부터 연 4%씩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오는 2025년까지 12% 감축이란 목표를 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할 계획인가요.

단기적으로 저희가 생각을 하고 있는 부분은 연료 전환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 디젤이나 LNG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던 시설을 재생에너지나 신재생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 것, 아울러 설비에 대한 에너지 효율 개선도 같이 개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신규로 공장 내 부지에서 재생에너지 장비나 시설을 어떻게 설치할 수 있을까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분야에서 국가 정책도 좀 바뀌었습니다. 과거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라고 해서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중간에 있고,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한전에다가 전기를 팔면 저희는 한전에서 전기를 사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법이 바뀌면서 양자간 친환경전기 공급과 구매가 가능해졌습니다. 한전을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풀무원의 계약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직접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공급을 받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바른마음경영’의 실천 수단으로 공정경영 위반 사례에 대한 제보를 할 수 있는 ‘사내신고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풀무원의 제보 감사 최우선 사안은 ‘내부 제보자’ 보호라고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내신고제도에서 ‘신고자 보호’와 ‘공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신고인도 억울하게 신고를 당하면 안 되기 때문에 모든 정보를 잘 수집하고 듣되 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이 나기 전에는 신고인, 피신고인 모두 철저히 보호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공정성을 위해 양측을 면밀히 조사하지만 조사 내용에 대한 정보 보안에도 상당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소비자 없으면 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

Q. 풀무원은 고객과 활발히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저희는 고객, 즉 소비자가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는 기업인만큼 ‘고객의 목소리(Voice of customer: VOC)’ 접수와 반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심혈을 기울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VOC는 무조건 24시간 이내에 회신하고, 고객들이 뭔가 제안을 하는 경우에는 이를 모두 리스트업합니다. 이후 실제로 개선 과제에 반영하거나 담당 부서와 협업을 논의하는 등 접목하기 위한 노력을 펼칩니다.

이외에도 강연이나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는 팝업 스토어를 진행해 현장에서 고객과 소통할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합니다. 마트에서 시식용 음식을 조리하는 직원들도 보통 다른 기업에서는 아웃소싱으로 많이 활용하지만 저희는 거의 대부분 자회사의 정규직 직원입니다. 이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제품을 제공하거나 할 때 듣게되는 고객들의 이야기도 분명히 풀무원에게는 중요한 소통 채널이 됩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물론 협력업체, 지역사회, 주주 등과 소통하는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을 지향한다. [사진출처=풀무원]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물론 협력업체, 지역사회, 주주 등과 소통하는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을 지향한다. [사진출처=풀무원]

Q. 고객들이 ‘풀무원 ESG 경영의 이런 점은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다면.

ESG라는 가치, 사회적 가치, 환경적 가치는 풀무원 제품이 결합돼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풀무원의 제품을 소비만 하더라도 ESG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에 일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Q. 청년과 함께 할 수 있는 풀무원만의 ESG 경영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희가 지금 사회 공헌과 관련해서 타깃을 잡고 있는 사업이 있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을 대상으로 사회 공헌 사업을 준비 중에 있고, 대학생이나 산학협력단, 대학교와 함께 급식 연구를 하는 등의 사업도 구상 중입니다. 하반기에는 숙명여대에 캡스톤 과정 강의도 예정돼 있는데,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풀무원 ESG 경영 방향성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우리는 ESG 경영을 이렇게 한다’라는 식으로 단정하고 특정한 방향으로만 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풀무원은 ESG와 관련한 가치를 내재화함으로써 외부와 소통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방향을 우선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후 청플 기자단과 풀무원 김현수 팀장의 기념촬영 ⓒ투데이신문
인터뷰 후 청플 기자단과 풀무원 김현수 팀장의 기념촬영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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