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 지음 | 124쪽 |128×189 | 컴북스캠퍼스 |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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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평등이라는 선은 동일한 도덕적 틀을 가진 다수의 개인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아 추구된다는 점에서 개인별로 환원 불가능하다. 가령 과거 위계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평등한 관계란 결코 긍정될 수 없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노예제를 옹호했던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이런 점에서 선의 인정과 추구는 사회 혹은 문화적 맥락에 기대고 있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합당한 근거 없이 차별받지 않고 상호 평등한 관계에 놓이는 것’의 중요성을 현대인들이 받아들여 함께 추구하지 않는다면, 현대인들은 실제로 사회적으로 동등한 관계에 놓일 수 없을 것이다. -“02 환원할 수 없는 사회적 선들” 중에서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실존의 위기 속에서 절차의 합리성만 판단할 뿐, 도덕의 원천을 탐구하지 않는 주류 윤리학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찰스 테일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실천의 윤리학을 해답으로 내놓았다.

헤겔 연구가이자 정치철학자, 현대 공동체주의자로 잘 알려진 학자 테일러는 ‘나에게 좋은 삶’을 얻으려면 ‘선(善)’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명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선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인생의 지표이자 실천적 동기를 부여하는 도덕의 원천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자기해석’, ‘실천이성’, ‘실천적 성장’ 등 열 가지 키워드로 테일러가 제시하는 선 개념을 자세히 살펴본다. 이를 통해 오늘날 만연한 도덕 문제를 깊이 분석하고, 실천으로 나아가는 테일러의 윤리 사상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선은 개인 혼자의 힘으로는 성취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삶에 대한 기준은 언제나 언어·문화 공동체 안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진정으로 좋은 삶을 향유하기 위해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에 참여하고, 자신을 성찰하고, 타자와 부단히 대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 책을 길잡이로 삼아 섬처럼 고립된 채 방황하기를 그치고 진정 자유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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