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정기국회서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 가능성에 집중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상정하면 가결 가능성 높아
이재명 부재시 여러 가지 시나리오 난무하고 있지만
결국 9월 정기국회,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져

9월 정기국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정기국회가 앞으로 순탄치 않은 국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몇 가지 이슈가 결부돼 있다. 이로 인해 촉발된 갈등은 결국 정기국회를 파행으로 치닫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9월 정기국회의 걸림돌은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민주당은 그야말로 심란하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9월 정기국회 회기 중에 청구할 수 있다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면서 만약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자신이 자발적으로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것에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그것은 회기 중이 아닐 경우이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헌법에는 불체포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독재정권에서 국회의원을 탄압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조항이 이제는 독소조항이 됐다. 현역 의원이 아무리 자신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해도 헌법에 있는 규정이기 때문에 헌법을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회기 중에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면 표결 처리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와 민주당 특히 친명계는 8월 임시국회 때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검찰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재판이 아직 남아있다면서 8월 국회 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이 대표와 친명계가 8월에 영장을 청구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검찰은 9월에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의 계획은 8월 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당장 본회의를 열어 8월 임시국회 문을 닫고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의힘이 8월 임시국회 일정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생이 위급한 상황 속에서 8월 임시국회를 폐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속내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8월 임시국회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이유는 2월 1차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결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높게 나왔지만, 무효표가 대거 속출되면서 결국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하지만 이번에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면 이 대표에게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체포동의안은 치명타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는 이 대표의 당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까지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도 간신히 부결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결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김은경 혁신위원회 혁신안으로 인해 비명계는 물론 친명계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익명 투표 형식인 체포동의안 표결에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이고, 가결 처리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체포동의안이 가결 처리되면 법원 영장 판사는 영장 발부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영장 판사도 여론을 살펴야 하므로 가결이 됐다는 소식은 영장 판사가 영장 발부 판결을 내리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만약 영장이 기각된다고 해도 정치적으로 이미 탄핵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비명계는 이러한 방법이 결국 기명투표나 마찬가지라면서 헌법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비명계는 투표를 하고, 그것으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따라서 표결 처리가 될 것으로 보이고,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면 결국 동료 의원들이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더 이상 신뢰를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은 타격을 받게 된다. 이는 9월 정기국회에서 가장 핫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민주당은 당장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우선 개딸(개혁의 딸들)은 당내 반란표를 색출하려고 혈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박(겉은 파란색, 안은 빨간색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정체성은 국민의힘에 가까운 인물들) 색출 작업이 될 것이고, 이는 아(我)와 피아(彼我)를 구분하지 못하고 광풍으로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아무나 공격을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과거 미군정 당시처럼 린치를 가하거나 하는 것은 없겠지만 린치를 당한 것만큼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가결된 순간 법원에서 영장 발부가 되느냐 기각이 되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결됐다는 것은 더 이상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친명계에서도 일부 인사들은 당 대표 자리를 내어놓고 하루라도 빨리 전당대회를 꾸리자는 목소리도 낼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러 가지 시나리오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것을 두고도 계파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를 치르고 당 대표를 선출한 후 내년 총선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중앙위원회를 통해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목소리가 있다. 중앙위원들 상당수가 비명계이기 때문에 비명계 입장에서는 전당대회로 가는 것보다 중앙위원회를 열어서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다.

하지만 친명계의 생각은 다르다. 당 대표가 공석이 되면 당연히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대의원제 비중 축소 혁신안을 꺼내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즉 대의원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 권리당원 비중은 그만큼 늘어나고, 친명계 권리당원이 많기 때문에 이 대표가 지명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김은경 혁신위가 대의원 비중 축소에 상당한 공을 들인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따라서 중앙위를 열 것이냐 아니면 전당대회를 치를 것이냐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두고도 여러 가지 갈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전당대회를 한다고 해도 정기국회가 끝나고 난 후에 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내년 1월이 돼야 한다. 그러자면 그 사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비대위원장을 누구를 앉힐 것이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유력하지만 친명계는 외부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오히려 친명계는 친명계 외부인사를 비대위원장에 앉혀서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할 수도 있다. 반면 비명계는 당의 안정을 위해서 비대위보다는 중앙위를 열어 하루라도 빨리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두 번째 안으로 비대위원장을 박 원내대표가 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즉, 비대위원장 자리를 두고도 친명계와 비명계가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가결로 끝나게 되면 9월 정기국회는 그야말로 혼란 속으로 휘말릴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이 국정감사에 제대로 임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엔 윤석열 정부 심판론 불씨를 지피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으로서는 그야말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친명계와 비명계는 의외로 동맹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갈등이 9월 정기국회 때 전개가 된다면 내년 총선은 망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9월 정기국회 때만이라도 일단 휴전을 하면서 다음을 기약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 역시 나름 고민이 깊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고 해도 결코 국민의힘에 유리한 국면은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사실상 벗어던지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의 굴레로 작동했던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벗어나게 된다는 것은 국민의힘에는 악재가 된다. 왜냐하면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할 ‘거리’가 즉 소재가 고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반사이익을 얻었냐고 하면 ‘그것은 아니다’로 대답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한 반사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국민의힘에는 결코 유리한 이슈가 아니다.

특히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소식이 들리게 되면 친명계 지지층의 결속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내년 총선에서 밑바닥 조직표가 된다. 국민의힘이 수도권에 특별한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친명계 지지층의 결속력이 커지게 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수도권 전멸론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 친명계 지지층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물어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의 낙선운동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비명계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국민의힘으로서는 체포동의안 부결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고 해도 이 대표는 결국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나가게 될 수밖에 없다. 법원 영장판사가 영장 발부를 한다면 이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은 큰 타격을 입는다. 다만 친명계 공격 대상이 국민의힘이나 비명계가 아니라 영장 판사로 가게 된다. 오히려 국민의힘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으로서는 오히려 체포동의안 부결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힘들면 8월 임시국회를 종료시켜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국은 소용돌이

이처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9월 정기국회에서 가장 큰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10월 국정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정부질문을 비롯한 예산심사까지 파장을 미치는 그런 대형 핵폭탄급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검찰 모두 이 대표 거취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특히 친명계와 비명계는 다음 당권 후보를 두고 서로 눈치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당을 더욱 혼란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즉, 9월 정기국회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권 경쟁에 휘말리면서 9월 정기국회가 부실 국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 부재시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옥중 공천설, 비대위원회 구성, 중앙위원회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것,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것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정기국회를 준비하는 것이 점차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민주당에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는 현 정부의 무능을 질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면서 야당에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데 이것을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가게 된다면 내년 총선을 대비해서 소중한 시간을 민주당은 허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 대표가 구속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그만큼 민주당은 어수선한 분위기고, 그것은 정기국회를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실국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