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학부모 “확실한 정부 방침·조례 필요”
교육부 “안전성 확인된 수산물만 공급”

울산 중구 소재 모 초등학교 급식실이 텅비어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울산 중구 소재 모 초등학교 급식실이 텅비어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학교 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교육당국은 학교 급식에 안전성이 확인된 수산물만 공급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자녀가 필수로 먹어야 하는 학교 급식이다 보니 걱정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29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지난 24일 오후 1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앞으로 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t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약 17일간 진행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1차적으로 오염수 7800t을 바다로 내보낸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 박성훈 차관은 이날 우리 해역 수산물 안전관리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진행한 첫 해양 방사능 조사에서 세슘과 삼중수소가 모두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기준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하루 뒤인 지난 25일 우리나라 3개 해역 15개 지점에서 해양 방사능 조사를 진행했고, 이 중 남동해역 5개 지점의 조사 결과가 포함됐다.

앞으로 해수부는 나머지 10개 지점에서 진행한 분석 결과도 확인되는 대로 즉시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발표에도 학부모들의 우려는 쉽게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정치하는엄마들 박민아 공동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학교 급식은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데, 수산물 제공을 더 확대하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아이들의 건강권을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양육자들은 너무 불안한 상태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27일 정부는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을 확대하기 위해 대형 급식업체와 간담회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해당 간담회에서는 기업급식에 수산물 활용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아이들과 양육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정부는 확실하게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방사능 정밀검사 결과 공개 등 확실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지자체에서도 관련 조례를 조속히 만들어야 하고, 어린이집 등을 위해서 교육부뿐만이 아니라 보건복지부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 중구 소재 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국내산 선어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부산 중구 소재 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국내산 선어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학부모의 많은 우려를 감안해 당국은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다음날인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교 급식에는 안전성이 확인된 수산물이 공급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 국내에 안전한 수산물이 생산·유통될 수 있도록 해역부터 생산·유통단계까지 삼중으로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21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초·중·고·특수학교 1만1843개교를 조사한 결과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한 내역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식자재 감독도 강화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교육부는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의 원산지와 품질등급은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유치원)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하는 체제”라며 “학생 건강과 안전에 집중해 해수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시·도교육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급식에 안전하고 질 좋은 식재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매일 구내식당 점심에 우리 수산물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국민이 안전한 우리 수산물을 안심하고 소비하기를 바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날 모둠회와 고등어구이를 시작으로, 29일 제주 갈치조림과 소라무침, 30일 멍게비빔밥과 우럭탕수 등으로 구내식당 메뉴가 마련된다.

해당 메뉴는 대통령실과 대통령 경호처 소속 전 직원, 출입 언론인 등에게 매일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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