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해군은 함명 변경 검토하고 있지 않아
공산주의 논란 ‘빨치산·자유시 참변’ 살펴보니

대한민국 해군 홍범도함 현문에서 지난 2019년 1월  잠수함 운용 이래 한 배를 함께 타는 첫 부자(父子) 승조원인 정상봉(오른쪽) 준위와 정한민 하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한민국 해군 홍범도함 현문에서 지난 2019년 1월 잠수함 운용 이래 한 배를 함께 타는 첫 부자(父子) 승조원인 정상봉(오른쪽) 준위와 정한민 하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함명 변경을 시사한 지 하루만에 국방부가 해군이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되새겼다.

1일 국방부 관계자는 취재진들과 만나 ‘총리가 잠수함 함명 개명을 언급했는데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해군 장도영 서울공보팀장은 지난달 28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해군은 홍범도함 함명 제정 변경 등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다시 한번 홍범도함 관련 질문이 나온 것은 전날(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 총리가 개명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우리의 주적과 전투해야 하는 군함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름이 공산단원이었던 사람으로 (이름을) 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며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 총리의 발언에 대해 앞서 국방부가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밝힌 입장과 같은 맥락인 것 같다며 총리실의 별도 지시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군에서 함명을 바꾸거나 하는 검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흉상에서 함명까지…거론된 이유 살펴보니

홍 장군이 연일 화제의 중심에 오르는 이유는 그의 ‘공산주의 이력’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다.

국방부는 지난 29일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발표한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입장(입장문)’에 대한 질의를 가졌다.

국방부가 입장문에서 ‘홍 장군의 빨치산 증명서에는 활동기간이 1919~1922년으로 기록돼 봉오동과 청산리전투에도 빨치산으로서 참가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한 부분도 쟁점이 됐다. 

한 출입기자는 당시 ‘빨치산’ 용어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 기자는 “빨치산은 (프랑스어) ‘partisan’에서 넘어온 말로 비정규군을 뜻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군대도 없고 국가도 없는데 이때 독립운동한 사람은 다 빨치산”이라며 “그때 활동한 걸 (한국전쟁 당시의) 빨치산이라고 하면 얼마나 부끄럽고 천박하냐”고 했다.

다른 기자도 “홍 장군이 활약한 1920년대는 레닌의 공산당이고 북한군을 사주해서 6·25 남침을 한 공산당은 스탈린 공산당으로 둘은 아주 다르다”면서 “그런데 그것을 같은 공산당이라고 보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이에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여러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입장문은) 저희 입장을 정리해서 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자유시 참변 가담 기록 있다”…“잘못 말했다”

브리핑에서 기자는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가담했다는 기록 자체가 없다는 게 공식적인 학계 입장이다. 이 부분을 국방부에서 확인했는지” 묻기도 했다.

이에 전 대변인은 “군 내외 자료, 또 확인된 사실을 가지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기자가 “그러면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자신이 가담했다’라는 내용을 소련에 말을 했다, 이 자료를 확보했다는 거냐”고 재차 묻자 전 대변인은 “네, 그런 문서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변인의 답변은 입장문과 달랐다. 입장문에는 “1991년 한·소 수교 직후 발굴한 소련 측 정부 문서에 따르면, 홍 장군이 1930년대에 소련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기 위해 작성한 이력서에 ‘자유시 유혈사태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 한인 빨치산지대 대표단원 자격으로 레닌 동지를 만나러 모스크바로 갔다’”고 적혀 있다.

이에 기자가 “대변인은 아까 다른 기자 질문에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직접 참여했다고 말했다”고 지적하자 전 대변인은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말했다면 제가 잘못 말한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육군사관학교는 교내에 설치된 홍 장군의 흉상을 올해 안에 학교 밖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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