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호·태영호 의원 ‘이전해야’
유승민·홍준표는 ‘도 넘어·오버’
이준석, “잘하는 ‘백지화’ 하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국민대학교에서 ‘논쟁 사회를 위한 고민’ 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국민대학교에서 ‘논쟁 사회를 위한 고민’ 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 두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날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장군 스스로가 자기 경력을 쓸 때 1919년부터 1922년까지 공산당이라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의원은 “청산리 전투 전에 이미 공산당이라고 한다”며 “자유시 사건 때 일부는 그냥 배반만 했다고 얘기하고, 일부는 소련군을 끌어들였다고도 얘기한다. (홍범도 장군은) 재판위원을 했다. 소련쪽에 서서 독립군을 재판했다고 한다. 그런 분을 육사에 모신다는 건 적절치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육사에 세울 때도 육사 교수들이 안 된다고 얘기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게 아니고, 육사 내에서 꾸준히 잘못됐다고 얘기가 됐다”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있을 때 그런 얘길 하는 게 반영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대통령 때 홍범도 장군이 서훈을 받았다는 지적과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 때 해군의 홍범도함이 진수돼다는 지적에 대해선 “홍범도 장군이 서훈을 받게 된 것이 박정희 대통령 때가 아니다. 윤보선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의원도 “육사는 군대의 군관을 키우는 곳이다. 여기에 과연 흉상을 모셔야겠느냐, 여기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분이 입은 군복 자체가 소련군 군복”이라고 비판했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을 포함한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흉상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을 포함한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흉상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추진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이념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며 “역사와 역사 속의 인물들을 평가함에 있어서 친일과 좌익의 역사적 사실은 정확하게 사실대로 기록하며 그 공과 과를 균형있게 봐야 한다”고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유 전 의원은 “홍범도 장군은 해방 2년 전에 작고하셨으니 북한 공산당 정권 수립이나 6.25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은 별다른 공산주의 경력도 없는데 왜 이 영웅들의 흉상까지 철거한다는 건지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지난 27일 “참 할 일도 없다”며 “역사논쟁, 이념논쟁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한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시장은 “(홍범도 장군은) 6.25전쟁을 일으켰던 북한군 출신도 아니고 그 전쟁에 가담했던 중공군 출신도 아닌데 왜 그런 문제가 이제와서 논란이 되는가”라며 의아해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을 ‘백지화’ 하자고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이 논란은 하루속히 접는 것이 좋다”며 “잘하는 거 하자. 백지화”라고 적었다.

그는 “국정동력이라는 건 유한하고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 속에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에게 모욕을 줘 얻고자 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민생 문제는 절대 아니고, 심지어 보수진영의 보편적 지향점이라기 보다는 그저 일부의 뉴라이트적 사관에 따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일성이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키고 공산주의자들이 분단을 고착화시키기 전까지 일제시대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민족진영에서 활동하는가, 공산진영에서 활동하는가는 우리가 지금 선거에서 기호 1번을 지지하느냐, 기호 2번을 지지하느냐 정도의 문제였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해도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며 “공산주의자에게 암살된 김좌진 장군의 손녀 김을동 전 의원이 홍범도 장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 무엇이겠냐”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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