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앞 폭식한 극우세력”
“정치 앞서 인간 기본 예의 갖춰야”
안병길, 글 삭제...태영호에도 ‘주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투쟁천막에서 항의 성명을 읽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투쟁천막에서 항의 성명을 읽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8일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먹방 쇼’라고 조롱한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두고 “일베와 다를 게 뭐냐”고 비난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집권여당이라는 사람들이 제1야당 대표의 단식을 이렇게 조롱해도 되냐”며 “단식투쟁하던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폭식투쟁’이라며 먹방을 벌였던 극우 지지자들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가 단식으로서 국민의 분노를 대신해 정부에 항의하고 있다”며 “대화에 나설 것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최소한 모멸감을 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단식 중이던 야당 대표 앞에서 패륜적 행태를 벌이려 했다니 기가 막힌다”며 “안 의원의 일탈적 행위는 개인의 돌발 행동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앞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예의부터 갖출 것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안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안병길 의원은 전날 이 대표에게 수산물 시식을 권유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안병길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병길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재옥, “태영호 의원, 단식장 방문 못하도록 요구”

안 의원은 삭제된 게시물에서 “이재명 대표는 내일 있을 수산물 판촉 행사에 들러서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우리 고등어와 전복을 드시길 바란다”며 “이것이 명분 없는 단식을 끝내고, 그간의 괴담정치에 대해 우리 국민과 어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날 국회 본청 내에서 수산물 판촉 행사 일환으로 시식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이 대표 단식을 조롱한다는 논란이 커지자 행사를 취소했다. 대신 국회 소통관 앞에서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국회 홍보 행사’를 열었다. 앞서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은 이 대표 단식장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민심과 동떨어진 안 의원 등의 행동이 야당을 자극하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역풍을 우려하며 소속 의원들의 돌출 행동 경계령을 내렸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날 “개별 의원이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올린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다. 성일종 우리바다지키기TF 위원장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박광온 원내대표한테도 전화를 드렸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 이 대표 단식 천막을 찾아 자신에게 ‘쓰레기’라고 발언한 박영순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며 원하는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계속 찾아오겠다’고 예고한 태영호 의원에 대해서도 “태 의원에게 더 이상 단식 천막에 방문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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