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 쥐어진 인요한 혁신위, 혁신위 깃발 올리다
호남 출신 인사에게 혁신위원장 앉히게 한 것은
영남 물갈이는 단순 사람의 물갈이가 아니어야
수도권 중심 정당 재탄생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br>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출범을 앞뒀다. 인 위원장은 와이프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첫 일성을 내놓았다. 그만큼 강도 높은 혁신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강도 높은 혁신하기 위해서는 현재 영남 중심의 정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수도권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영남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벗어던지게 해야 한다.

김기현의 인사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하자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띄웠다. 인요한 혁신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대는 ‘참신성’ 때문이다. 기존 정치권 인사가 아니라 완전히 외부 인사로 채웠으며, 영남 중심 정당에서 호남 출신을 혁신위원장에 앉힌 것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국민의힘이 혁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혁신을 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저항이 있기 마련이고, 그 저항을 어떤 식으로 넘어서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일단 김기현 당 대표는 혁신위에 모든 전권을 넘겨주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경험이 없는 인 위원장이 실제 전권을 행사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예측된다.

인 위원장의 첫 일성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말에서 시작됐다. 와이프와 자식을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인 위원장의 첫 일성은 국민의힘이 그동안 갖고 있던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 위원장이 가장 주력하는 부분이 바로 ‘도로 영남당’ 우려이다. 인 위원장이 혁신위원장이 되기 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낙동강 근처에 머물러 있다면서 국민의 눈높이로 더 내려와달라고 조언했다.

국민의힘이 현재 가장 큰 문제가 영남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영남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영남 정당으로는 충분히 해볼 만하지만 충청권이나 수도권을 공략할 때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호남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당 지도부를 수도권 인사로 채웠다. 그러면서도 호남을 향한 구애를 끊이지 않았다. 이것이 수도권 의석수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면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면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영남 정당의 탈바꿈

호남 의석이 영남 의석에 비해 절반 정도 되기 때문에 애초 영남 정당인 국민의힘과 총선에서 싸워서 이길 수 없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수도권으로 북진을 해왔고, 이에 호남 정당을 넘어 수도권 정당이 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영남만 공략해도 일단 60석은 먹고 들어간다. 여기에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80여석이 되고, 다른 지역 의석을 먹고 들어가면 100석은 충분하다. 즉, 영남만 공략해도 충분히 100석 이상은 넘어간다는 계산이 깔린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계속 영남 정당에 머물렀다. 그것이 오히려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수도권 위기론을 키우게 됐다.

거꾸로 영남을 기반으로 해서 수도권을 공략한다면 200석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인 위원장은 ‘낙동강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호소한 것이다. 즉, 영남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사람’에 대한 물갈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영남 지역에 중진들을 물갈이 해서 초선으로 채운다고 될 일이 아니라 영남 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당의 체질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영남 중진을 수도권에 보내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영남 물갈이가 단순히 사람에 대한 물갈이가 아니라 영남 중심으로 운영되는 당의 운영 방식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쉽지 않은 현실

문제는 이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 너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참신한 인물들에 대한 영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단순히 영남 출신 인사들을 대거 등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인사들을 대거 등용해서 당의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다만 수도권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도권 인사들이 과연 국민의힘에 들어가려고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또한 조직적 저항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요한 혁신위의 운영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내년 총선 위기론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힘이 실려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요한 혁신위가 어떤 식의 혁신을 이뤄낼 것인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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