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연, 이자보상배율 1미만 929곳 달해
“경기 반등 없으면 내년 부실 본격화”

건설외감기업 이자보상배율 1미만 업체 및 비중 동향 업종별 이자보상배율 동향 [자료제공=대한건설정책연구원]
건설외감기업 이자보상배율 1미만 업체 및 비중 동향 업종별 이자보상배율 동향 [자료제공=대한건설정책연구원]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건설업계 내 잠재적인 부실기업 수가 전체의 40%를 약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반등이 없다면 내년 이후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부실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이 최근 발간한 ‘2022년도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를 보면 건설외감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업체는 지난해 기준 929개사(종합건설 659개사, 전문건설 270개사)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건설업 외감기업 중 41.6%에 달하는 수치다.

건설외감기업 중 이자보상배율 1미만 업체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642개사(32.9%)에서 2019년 702개사(34.2%), 2020년 773개사(36.2%), 그리고 2021년에는 909개사(40.2%)로 늘어났다.

외감기업은 자산이나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이거나 자산, 부채, 매출액, 종업원 등의 요인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들로 외부 감사에 의한 회계감사를 실시해 보고할 의무가 있다. 건설업 외감기업은 지난해 기준 2232개사로 전체 등록 건설업체 중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건설업 전체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기준 4.1배 수준으로 한국은행이 분석한 전체 외감기업 이자보상배율 5.1배보다 낮다. 이는 최근 5년간 건설업 이자보상배율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건설업 내 한계기업은 지난해 387개사(종합건설 279개사, 전문건설 108개사)로 조사됐다. 3년 연속 실적이 존재하는 건설외감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20년 15.8%에서 2021년 17.3%, 그리고 지난해는 18.7%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건설업 규모로 구분하면 한계기업 중 대기업은 전체 387개사 중 54개사로 14% 정도의 비중에 그쳤으나 중소기업은 333개사로 86%를 점유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197개사)이 비수도권(190개사)보다 더 많았다.

건설외감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해 144.6%를 기록해 전체 산업의 외감기업 부채비율인 82.9%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107억원이며 건설업 전체 영업이익률은 4.5%로 나타났다.

건정연 김태준 연구위원은 “최근 한계기업의 증가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비용 부담이 급증한 것이 원인”이라며 “건설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업체의 수익률이 악화된 것 또한 영업이익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건설경기의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이후 건설업체의 전반적인 부실은 본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연구위원은 “먼저 진행된 공사들이 중단되지 않도록 건설업계의 유동성 공급을 현실화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전문 및 중소 건설업체들의 연쇄부도 및 흑자도산이 이뤄지지 않도록 공정한 생태계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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