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답변 후 (연말) 최종 결단”
비명계+이낙연·김부겸·정세균 신당?
이재명, 정릉동서 연탄나눔봉사활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연탄나눔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연탄나눔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22대 총선 4개월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비명계(비 이재명계) 의원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4일 “당에 변화가 없으면 이달 중순 이후 결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이낙연 전 대표가 연일 이 대표 체제를 저격하며 신당 창당 군불을 지피고 있어 창당 10년 만에 당이 쪼개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 따르면 ‘원칙과 상식’ 소속 민주당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의원은 당 지도부의 혁신안 수용 여부에 따라 연말경 탈당 등 거취를 결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전날 탈당한 5선의 이상민(대전 유성구을) 의원과는 거리를 뒀지만, 최근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맞물려 연쇄 탈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출범 회견에서 당 지도부에 12월까지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 비전 정치 회복 방안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며 지도부의 답변 시한으로 이달 중순을 제시했다.

‘원칙과 상식’은 전날 간담회에서 “당이 (혁신안을) 들어주지 않으면 최종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상민 의원 탈당에 대해 “문제의식에 공감하지만 해법에 대해선 생각이 다르다”며 독자 노선을 택한 이 의원 행보와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추가 탈당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윤 의원은 “12월 중순까지 당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이야기했다. 저희가 요구하는 부분들에 대한 전체 평가도 필요하다”고 했고, 이 의원은 탈당·신당을 전제로 하는 게 아니라면서도 “12월 어느 지점에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 보겠다는 말을 드렸다”고 했다.

원칙과 상식은 오는 10일엔 당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당원들을 모아 대규모 토론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비주류 혁신계 당원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세를 불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사진 왼쪽)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기념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은 이 전 대표 재임 당시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사진 왼쪽)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기념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은 이 전 대표 재임 당시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비명계·전직 총리 주축으로 ‘반명 전선’?

비명계의 행보는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연일 저격하는 것과 맞물려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당장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의문), 당에서 중지를 모으고 결단해야 할 건 결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를 겨냥해 “국민 평균만큼은 정직해야 하지 않겠냐”며 “지금 이 국면에 국가를 위해 제가 할 일이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하고 있고, 결론이 난다면 그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는 등 제3지대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의 외곽 조직인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지난달 26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전 대표는 귀국 후 최근 두 달여간 김부겸 전 총리를 두 차례 만나 당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만남에선 친낙계인 윤 의원이 배석했고, 원칙과 상식 측도 김 전 총리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지도부의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움직임을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해당 인터뷰가 정치 재개 선언은 아니라면서도 “기여할 상황이 되면 움직이겠다”며 역할론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이낙연·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반명(반이재명)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민주당은 추가 탈당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비명계의 세 결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되지 않도록 당이 잘 화합하고 추슬러서 가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는) 누구보다 민주당을 사랑하고 민주당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커리어”라며 “새로운 당을 만든다는 것은 이낙연 대표님으로서는 선택하기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중요한 정치인이고 당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당연히 당으로서도 (내년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드리는 게 맞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연탄나눔봉사활동을 했다.

연탄은행 봉사자, 민주당 당직자 등 180여명과 함께 3000장의 연탄 배달을 마친 후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릴 때 생각이 난다”며 “정치의 몫을 다해 서민들, 특히 에너지 취약계층이 겪을 고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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