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
홍익표, “연동형 약속 못 지킬 수도”
조국·송영길 주도 신당은 기정사실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4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4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이른바 ‘쌍특검’ 법안 처리 건으로 12월 정국을 주도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송영길, 조국 전 장관 등의 신당 창당설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일주일 앞둔 현재까지 비례대표제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금의 준연동형 비례제를 의도적으로 방조해 지난 총선 때처럼 ‘꼼수 위성정당’으로 의석을 챙기려한다는 비판까지 받는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방지를 여러 차례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대표 등은 병립형 회귀나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5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 등이 이재명 대표 대선공약이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약속을 다 지켜야 하느냐”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물론 약속은 지켜야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못 지키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런 경우에는 당당하게 약속을 못 지키게 되는 상황을 설명하고 그다음에 사과하고 이런 게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러다보니, 특히 야권에선 내년 총선을 통해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려는 신당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먼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주도하는 신당 창당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공개된 유트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조국 신당을 만드냐’는 질문에 “윤석열 정권에 아부하며 살 순 없는 것 아니냐. 침묵할 수 없지 않겠냐”며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용히 웅크리고 골방에 박혀 살 수는 없지 않겠냐. 역할을 하긴 해야겠다”고 한 그의 발언은 곧 선거제가 병립형으로 회귀하든, 준연동형으로 유지되든 신당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조 전 장관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도 “민주당 중심으로 용혜인, 고 노회찬 의원 같은 분들이 학익진처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은 이 전 당대표의 비서실 부실장을 역임했으며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은 이 전 당대표의 비서실 부실장을 역임했으며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낙연 “기다림 바닥 나고 있어”

송 전 대표는 비례정당인 ‘윤석열퇴진당(가칭)’을 창당하겠다는 구체적인 구상까지 밝힌 상태다. 그는 전날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자신의 비례신당이 “민주당 우당이 될 것”이라며 “일제 (강점기) 때 대한독립당이 필요한 것처럼 윤석열퇴진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지역구에서는 경쟁력 있는 민주당 후보로 힘을 모아주고, 비례대표 영역에서는 ‘윤석열 퇴진당’에 힘을 모아주면 서로 윈윈할 수 있지 않겠나”며 “200석 이상 얻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비례 정당 출신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야권 소수정당이 연대하는 비례정당인 ‘개혁연합신당’을 추진 중이다. 용 의원은 개혁연합신당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낙연 전 대표도 최근 이 대표 체제를 작심 비판하며 탈당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물론, 신당 창당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이 충분히 매력 있고, 국민 보기에 신뢰할 만한 상태가 된다면 그런 얘기들이 잠재워질 수 있다”며 “그 생각을 먼저 하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을 향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출당 청원에 대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그는 ‘몰아내주길 바라냐’는 질문에 “바라기야 하겠냐”면서도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죠”라고 했다. 지난 3일 올랑돈 민주당 홈페이지의 ‘이 전 대표 출당 요구’ 청원엔 이날 오전 1만 5000여명이 동의했다.

그는 앞서 다른 인터뷰에서도 “당장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당연히 함직하다”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정면으로 직격했다.

또 “내부에서 위기의식을 갖고 달라지길 기다렸는데 달리지지 않고 있지 않나. 기다림이 바닥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에도 “양대 정당의 혁신은 이미 실패했거나 실패로 가고 있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절망은 갈 데까지 갔다”고 했었다. 이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자신의 원외조직 ‘민주주의실천행동’과 뜻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앞서 민주주의 실천행동은 지난달 26일 “용산 전체주의와 개딸 전체주의를 거부한다”며 신당 창당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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