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잔액 3조2000억원‧부채비율 478.7%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이어 포천파워 주식도 처분

[이미지제공=태영건설]
[이미지제공=태영건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유동성 위기로 이달 중순부터 워크아웃설이 돌던 태영건설이 다시 워크아웃 신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 만기가 줄줄이 다가오는 가운데, 태영건설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 재시행에 맞춰 워크아웃을 신청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매일경제는 이날 단독보도에서 태영건설이 이르면 이번주 워크아웃을 신청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보도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최상목 후보자와 금융위원회 김주현 원장,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등이 전날인 26일 부동산 PF 현안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가능성을 논의하는 회의를 했다고도 전했다.

워크아웃은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으로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유도하는 제도다. 기촉법에 의한 워크아웃은 채권단 75% 이상이 동의하면 개시된다. 

기촉법은 지난 10월 일몰됐으나 재입법이 추진돼 이달 8일 일몰기한 3년의 한시법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아직 시행령 정비가 남았으나 전날 국무회의 통과를 거쳐 재시행돼 기업의 워크아웃 신청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 있다. 

태영건설은 앞서 이달 중순 워크아웃설이 돌았으며 신용평가사들도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는 등 PF 부실로 인한 위기감이 점차 고조돼왔다. 태영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6위를 기록한 건설사로 이번 유동성 위기가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9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태영건설이 보증한 PF 대출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4조4100억원이나 된다. 민자 SOC 사업을 위한 PF 대출 보증액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개발 PF 잔액만 3조2000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478.7%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이 모든 지방 현장이 미착공 상태에서 대출 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하면 이행해야 하는 보증액이 7200억원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태영건설은 오는 28일부터 내년 1월초까지 부동산 PF 대출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에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가 지난 10월 물류사업 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해 태영건설 유동성 지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태영건설도 이달 화력발전소 포천파워의 주식 840만주(420억원 상당)를 처분해 유동성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영건설은 27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해명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PF 대출 중 일부는 그룹사에서 매입해 만기가 돌아와도 연장은 된다”라며 “공시에서 밝혔듯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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