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60% 시장이지만…한국 점유율 3%
정부 “팹리스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 구축”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사업 지역 중 하나인 경기도 용인 일대. [사진출처=뉴시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사업 지역 중 하나인 경기도 용인 일대.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거래가격이 오랜 하락을 벗어나 반등하면서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가격 상승이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으며 재고 수준에 따라 업황의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 및 한국 산업의 장기적인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도 시스템 반도체 성장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말 기준 D램 PC용 범용제품 DDR4 8Gb (1G*8) 2133MHz의 고정거래가격을 평균 1.65달러로 집계했다. 

해당 제품의 가격은 지난 2021년 7월 이후 2년 여간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10월 15.38% 반등한 뒤 11월 3.33%, 12월 6.45%씩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D램의 가격인상 요인으로 AI(인공지능) 개발 및 생산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와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주요 PC제조기업들이 AI CPU를 탑제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이를 지원하는 5세대 모바일 D램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고 소진을 위한 제조사들의 생산량 저감 움직임 역시 지난해 4/4분기부터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도 올해 연간 세계 반도체 매출을 5884억달러(한화 약 783조)로 예측하며 전년 대비 13.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SIA 존 뉴퍼 회장은 “(지난해)11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새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강세를 지속할 것임을 보여준다”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매입 업체의 재고 수준이 예년 대비 여전히 높고, 가격 상승 역시 수요 기업들의 일시적인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상승세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반도체 시장 침체에 따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악화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 확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은 재고에 따라 실적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사이클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한국이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넘어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을 높여야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반도체 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다각화 하고 글로벌 점유를 확대하는 것이 국가 산업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전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비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2022년 기준 미국(54.5%), 유럽(11.8%), 대만(10.3%), 일본(9.2%), 중국(6.5%)에 이어 3% 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도 시스템 반도체 육성 계획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총 622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트를 구축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650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평택,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성남 판교, 수원 등 경기 남부 지역을 아우르며 약 346만개의 직간접적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팹리스 기업들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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