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몰카(몰래카메라) 공작이 맞지만,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윤-한 갈등’에 대해서는 “한쪽 생각이 지배하는 관계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먼저, 윤 대통령과의 갈등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되면 되는 것”이라며 “한쪽 생각이 무조건 지배하는 관계가 안 좋은 관계”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저는 대통령과 굉장히 오래된 사이다. 여러 공적, 사적 인연이 있다”면서 “지금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공적 지위에서 서로 할 일을 하는 것이다. 개인적 관계는 낄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그분이 신뢰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 주고, 생각이 다를 때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소통은 다양한 방법으로 충실히 진행되고 있고, 결국 우리의 목표는 민생을 살리고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한 갈등’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선 “굉장히 저열한 몰카 공작이 맞다”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선 입장을 반복했다.

한 위원장은 “처음부터 그 가방을 그림을 찍기 위해 산 것이다. 이 사안의 본질은 몰카 공작인 게 맞다”면서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 대해 “미리 가방도 사고 그러지 않나. 분명히 의도를 가지고 친북적인 사람이 공격적인 의도로 했다는 게 너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그 과정에서 보이는 국민 눈높이에서의 불안함이나 걱정할 점이 있었던 것도 분명하다”며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제 입장은 그대로”라고 부연했다.

“검사독재 있었다면 이재명 감옥 있었을 것”

한 위원장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사독재 청산’ 발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한 위원장은 “검사독재가 있었다면 이재명 대표는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며 “검사독재 라는 말을 검사 사칭한 사람이 말하는 것이 코미디”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피습 이후에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펼치면서 경찰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없어지면 다음엔 경찰을 없애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이든 검찰이든 국민 안전과 질서를 책임지는 중요한 국민 자산이고 도구”라며 “정치적 이해관계, 자신의 방탄을 위해 국민 자산과 도구를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펌훼할 경우 손해는 우리에게 온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4·10총선 목표 의석으로 151석을 설정한 것에 대해 한 위원장은 “민주당은 180석을 갖고 있다. 이 대표 목표는 자기 생존, 당권 유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151이라는 그 숫자가 그 점을 엿보게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목표 의석수에 대해선 “저희는 언더독이다. 국민의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 숫자로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 공천 전략과 관련해서 “내부정치나 ‘자기 세력’ 확대를 목적으로 구도를 짜려는 ‘사(私)’가 들어갔을 때 선거는 망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신세 지거나 아는 사람 은혜 갚는 식, 내부정치나 자기 세력 확대를 목적으로 구도를 짜려는 식의 선거는 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계파에 얽매이지 않는 공천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한 위원장은 “제가 우리나라 정당 대표 중 가장 유능하다 말할 순 없을지 모르지만, 그(런) 공천을 하기엔 가장 적합하고 준비돼있는 대표”라며 “저는 아는 사람이 없다. 계파 문제는 상당히 지엽적 문제다. 그걸 하기 위해 정치에 데뷔하는 날 정계 은퇴 선언 비슷하게 불출마 선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의 ‘사’를 들여다보면, 우파정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공천 잡음에 훨씬 더 실망을 느끼고 그걸 표로 보여준다”며 “저는 그(런) 사례 없이 할 것이다. 그게 우리가 이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권력 실세가 공천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엔 “권력의 실세, 의회 권력의 핵심 중 이길 수 있고 선거에 도움이 되는 분들이 불출마하겠다고 하면 집에 가서 말릴 것”이라며 거듭 ‘이기는 공천’ 기준을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기준은 명확하다.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후보가 이길 수 있는 지역에 나가서 이기는 것”이라며 “몇 선 이상은 그만둬야 하고 어떤 권력과 친하면 그만둬야 하는 식의 논리는 이기는 논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정치의 길로 들어선 이유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가 국민의힘을 이끌면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그 길을 가보기로 결심했다”면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4월 총선에서 이겨 ‘개딸 전체주의’와 운동권 특권 세력의 의회 독재를 강화하는 것이 이 나라와 동료 시민을 정말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대권 도전을 묻는 질문엔 “4월 10일 이후 이기고 지든 제 인생이 꼬이지 않겠냐”며 “이후에 뭘 해야 될지 생각해 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