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질의에 “더 말할 내용 없어”
“국민, 나라 위해 뭘 할지가 중요”
총선 비례대표제 책임, 민주당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 “전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짚었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지난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현장 만남 이후에 용산 대통령실 회동까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 여사 관련 발언 수위가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30일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전날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국민 우려를 전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 생각은 분명하고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린 바 있다”며 더 할 얘기가 없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사퇴 요구를 받은 이후 김 여사 관련 말을 아끼는데, 대통령실에서 잘할 것이라 보는지’에 대한 기자들 질문엔 “대통령과 저와의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다. 힘을 합쳐 국민과 이 나라를 위해 뭘 할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윤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김 여사 관련 사안에 대해 공을 용산으로 넘긴 듯하다. 특히,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선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암묵적 동의’를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관련해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침묵’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한 갈등의 도화선으로 지목된 김 비대위원은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대며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을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스러운 생활로 프랑스 혁명의 한 원인이 된 왕비로, 김 비대위원은 지난 17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를 거론하며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관련 사과를 촉구했었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은 해당 발언 5일 만인 지난 22일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 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의 윤-한 만남 이후인 지난 25일 비대위 회의에서 그는 김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더 밝혀질 게 없다”고 말해 사실상 몸을 낮춘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김 비대위원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선 공개발언조차 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던 경기대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이전과 다른 관점에서 명품백 논란을 언급하며 말을 바꿨다.

이 교수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덪에 빠진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라고 무조건 주장하는 건 당사자 입장에서 합당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 하는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총선 비례대표 선거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그는 “총선이 70일 남았는데, 선거제 문제를 못 정했다. 이유는 두 가지”라며 “이재명 대표가 비례 나오고 싶다는 것. 두 번째는 이 대표 주위 진영 몫을 나눠먹기 쉽게 하려는 것이다. 두 가지 니즈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 이태원특별법 거부권(재의요구권)에 대해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은 공정한 조사위 구성이 안 되게 돼있고, 조사에 과도한 권한이 예정돼 있다”며 “중요한 건 정합성 있는 법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당은 민주당과 그런 부분에서 협의할 준비돼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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