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명품백’ 논란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것이란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6일 “대통령실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가 몰카 공작이라고 했는데, 받은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쪽에서도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으니,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야당의 무리한 정치 공세,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에 대해 대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방을 받은 것도 중요한 본질’이라는 취지의 질의엔 “그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얘기해왔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봉합 수순으로 넘어간 이후 당 지도부는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짧게 언급한 바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보겠다고 했고, 여사 사과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변화가 없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는 “제가 김건희 여사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한 말 그대로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외신 보도를 거론하며 “국제적 망신”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2200달러(약 300만원)짜리 명품 백 핸드백이 한국 정부의 리더십을 뒤흔들어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 분열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같은 날 “‘디올백 스캔들’로 인해 선거를 앞두고 있는 윤석열 정부·여당이 혼란에 빠졌다”며 “오는 4월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되찾으려는 시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자극적 소제목을 달고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사치로 악명 높은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면서 정부와 여당 사이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썼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전날 ‘2200달러짜리 디올 핸드백, 한국 여당을 뒤흔들다’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다.

WSJ는 또 “명품백 논란은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속에 지지율이 하락한 윤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