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최근 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으로 사회 전체가 불안해지는 것 같다. 마음 놓고 거리를 활보하기 힘든 세상이 돼 버린 느낌이다.

통상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요즈음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는 무엇일까? 바로 어둠, 모호함, 실패, 곤경, 침묵 등을 노래하는 <불안의 서>,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서인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과 더불어 IT기술의 발달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평균이 사라졌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코로나로 인해 교육 현장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를 보내면서 부자집 아이들 컴퓨터 속도를 시속 100km라고 한다면 가난한 집 아이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속도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저속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이념의 양극화는 극단적인 사고를 만들어 테러 발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의 양극화는 부족한 자가 가진 자를 보고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쉽게 포기하게 만들곤 한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아라”라는 속담과 일맥상통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BBC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여성 두 명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며 모나리자 그림에 빨간색과 노란색 수프를 던졌다.

이후 이들은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예술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라고 외치며, “우리 사회의 농업 시스템은 병들었다. 우리 농민들은 일하다가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프랑스 농민들이 시위를 벌인 것이다.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한 분쟁과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11층에 손자가 오는 날이면 “뛰지 마라 뛰지 마라”를 반복한다. 혹시나 아래층 이웃이 민원을 제기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 아파트 한 동은 하나의 마을이었다. 할아버지 생신 때 어머니께서 떡을 싸 주시면서 동네 이웃집에 드리고 오라는 심부름을 자주 다녔던 기억이 있다. 불이 나면 누가 불을 꺼주느냐, 멀리 사는 친척도 아니고 바로 이웃집 사람들이었다.하지만 요즈음에는 불이 나면 불구경만 하고 있을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가 돼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아프리카의 우분투(Ubuntu)를 아는가. 운동장에 과자를 놓고 아프리카의 반투족 아이들에게 가장 빨리 도착하는 사람만 먹을 수 있다고 하자 대다수가 아이들이 열심히 달려 나갈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아이들은 손에 손을 잡고 대형을 갖춰 달려가서 함께 나누어 먹었다. ‘왜’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답변한다.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Ubuntu)”.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달려 나가서 먹거리를 나누는 지혜로운 아이들의 이야기다. 이제 공동체의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공동체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내 행동할 때이다. 

정치권은 서로 타협하고 대화하면서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기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개인(부모)은 자녀들과 함께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실천하는 용기를 교육하고, 언론은 사회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보도보다는 타인을 배려하고 타협하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보도를 하는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이처럼 불안한 사회가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개인, 커뮤니티, 기업, 정부 등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한 복합적인 과제이다. 

끝으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새기며 고통과 불안을 극복해보자. “인간 본성의 욕망이 영원히 충족 될 수 없기에 삶은 고통스럽고 불안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욕망 때문에 잘 살고자 하는 힘이 생긴다. 인생은 고통이지만 행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극복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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