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연말이면 내년을 위해 스스로와의 약속을 하고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초심과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 직장인, 정치인 너 나 할 것 없이 초심은 존재한다. 새해가 되면 헬스장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한 달만 지나도 썰렁해진다. 바로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 총선이 끝났다. 당선인은 국회로, 낙선인은 재기를 꿈꾸며 다시 시작한다. 정치인들은 과연 ‘서민의 삶을 개선한다’던 총선 출마 선언 했을 때의 그 마음가짐을 기억하는가. 서민의 낡은 신발을 신고 첫 걸음을 내딛었다. 권력의 복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제22대 총선이 야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과반을 훨씬 넘기는 의석수를 획득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100석을 겨우 넘기는 의석수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개혁 진보세력의 쇄빙선을 자처한 조국혁신당은 12석을 확보했는데, 이것은 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결과였다. 그리고 국민의힘에서 탄압받던 정치인들이 국민의힘 외의 정당에서 탈당한 정치인과 함께 만든 개혁신당도 3석의 의석을 확보했고, 진보당 후보가 울산에서 당선되면서 원내에 진출했다.이미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4.10 총선 후 엿새 만에 나온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였다. 여야의 공식 반응은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여당의 일부 비윤계 의원들과 낙선자들의 목소리에서는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회의감과 자성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이 역시 극단적인 진영논리에서 벗어나려는 반성의 움직임이라기보다 세태염량(世態炎凉)의 처세술로 해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정치인들은 능력과 비전으로 승부해야 하는 선거에
Chapter1. 미래의 역사적 평가를 위한 중국 지도자들의 일상적 고민필자는 과거 SK 재직 시절 주유소 설치 등의 석유 사업을 위해 중국 요녕성(랴오닝성)을 자주 방문했다. 업무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가서 TV를 켜면 역사 드라마가 항상 방영되고 있었다. 필자는 당시 함께 일했던 중국 공산당 간부에게 물었다. “중국은 TV에서 왜 역사 드라마를 많이 방영하느냐?” 그의 답변은 의외였다. “중국의 모든 지도자들은 역사 드라마를 시청한다. 인민들로부터 자신의 은퇴 이후 어떤 역사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며 정치를 해야
인간은 나이가 들면 현역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요즈음에는 은퇴자 모두 은퇴 후 보람된 생활을 보내기 위한 방법을 많이 고민할 것이다. 이는 사람마다 개인의 관심사, 건강 상태, 사회적 연결, 재정 상태 등에 따라 다양할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가 평생 일한 SK그룹 은퇴자들을 보면 정말 다양한 삶을 살고 있다. 평소 직장에서 보지 못한 재능을 발휘하며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사는 분들이 많다.며칠 전 사회복지 교수로 계셨던 분들이 정년퇴직 후 만든 모임에 초대받았다. 장소는 영등포구 문래역 근처의 늘봄밥상.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이 요동친다. 이럴 때 가장 고생하는 사람 중 하나가 (기레기 말고)기자와 필자와 같이 글 쓰는 사람들이다. 괜찮은 소재라고 판단하고, 관련된 글을 준비하면 이미 흘러간 뉴스가 되고, 이로 인해 글을 다시 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필자 역시 ‘토론’에 관한 글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거대한 대파 더미에 묻히게 되었다.“대파 가격 875원은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대통령 발언이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소재 양재 하나로마트에 방문해서
코로나 팬데믹은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더 큰 불신과 양극화의 극대화를 불러왔다. 우리 사회에 깊이 자리 잡은 개인주의와 비대면에 익숙해진 사회 분위기는 개인의 외로움과 우울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희망이 담긴 뉴스보다 좌불안석하게 만드는 뉴스들이 판을 치는 현시대에서 필자는 어떻게 하면 스스로 내공을 쌓아 안전하면서도 밖으로는 중용의 도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든다.이제는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배우 이선균. 드라마 에서 건축 구조기술사를 연기하며 많은 명대사를 남긴 그는 뜻밖의 죽음을 맞이해 많은 이
지난달 6일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발표 이후 한 달 남짓. 의료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됐고, 급기야 의대 교수들도 이달 25일 사직을 예고하고 나섰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 사직 움직임에 행정명령을 검토하는 등 의정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수술과 입원 지연, 진료 취소나 진료 거절 등 환자들의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생명을 담보로 한 정부와 의료계 간 강대강 대치의 치킨게임이 현실이 되고 있다.20년 가까이 동결된 의대 입학정원 문제를 더 이상 방치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조선이 개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인 태조 3년(1394) 11월 19일, 정안군 이방원(李芳遠, 훗날 태종)이 명(明)에 사신으로 간다. 한 왕조의 왕자가 외국에 가는 것은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닌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고려 말 원(元)의 간섭이 심할 때 고려의 왕자들은 반드시 원에 가서 원의 공주와 혼인해야 했다. 고려가 원의 부마국이었기 때문이다. 고려의 왕자가 원에 있는 동안 고려 왕자는 겉으로는 원의 사위지만, 실제로는 원에 볼모로 잡혀있었다. 그리고 고려에 돌아와서 왕이 되면, 부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12년 전인 2012년, 필자는 어떤 기사를 보고 무척 격분한 적이 있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구정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이유가 이전 선거에서의 30대의 투표율에 비해 저조했던 당시 30대의 투표율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당시 30대의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로 그들이 누린 경제적 부유함과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들었다.필자가 당시 그 기사에 격분했던 이유는 기사가 가진 비논리성 때문이었다. 우선 이전 선거와 다음 선거의 30대 투표율을 비교하는 것
오랜 시간에 걸쳐 전해져 온 전설은 흥미를 자극한다. 내용이나 주체, 대상은 달라도 긴 세월을 거치며 ‘살아남은’ 이야기는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좋은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사람의 피를 취해 생명을 이어간다는 흡혈귀 전설은 더없이 눈길을 끄는 소재였다. 끔찍한 외양을 한 괴물로 묘사됐던 흡혈귀는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누구도 거부하지 못할 만큼 매혹적인 존재로 변화했고, 이는 영화와 드라마 등에 단골 소재로 등장하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뮤지컬 ‘드라큘라’의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다. 1897년 발행된 아일랜드
경제가 어렵고 정치가 혼란스러울수록 가짜가 판을 친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IT발달로 인해 딥페이크가 기승을 부리는 모양이다. 무분별한 가짜 뉴스는 서민을 울리기도 하고 정치인을 곤궁에 빠뜨리기도 한다.며칠 전 지인이 자신의 카톡방에 올라온 대한사회복지회가 발급한 후원증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부탁해 왔다. 확인 결과 이 후원증서는 가짜였다. 아마도 투자 카톡방에서 주인장이 위조된 후원증서를 올려두고 스스로를 나눔 실천에 앞장서는 천사로 포장해 투자를 유인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도 한 분이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5000만원이
시간 관리는 개인이나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볼 것, 할 것, 즐길 것이 넘치는 시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얼마나 멋지게 사용하는지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소유에서 경험으로 경제 개념이 바뀌면서 시간의 가성비를 따지는 ‘시성비’가 각광받고 있다. 시간의 가성비, 즉 시성비를 따지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시간 절약을 위한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이 등장하고 유튜브를 1.5배속으로 시청하기도 하며, 중국에서는 란런 경제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역이기(酈食其)가 돌아오자 한왕이 물었다.“위(魏)의 대장은 누구인가?”역이기가 대답하여 말하길, “백직(柏直)입니다.”라고 하였다. 한왕이 말하길“구상유취(口尙乳臭)라, 능히 한신(韓信)을 당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고제기(高帝紀)」 상 제1상, 『한서(漢書)』 권1상.위의 인용문은 그 유명한 ‘구상유취(口尙乳臭)’라는 사자성어가 나온 의 일부다. 많은 포털에서 에 나오는 대목이라고 나오는데, 에는 저 내용의 대략적인 맥락만 나올 뿐 “구상유취”라는 말이 제
설 연휴를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개혁신당의 빅텐트 선언이 설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9일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의 새로운미래, 금태섭의 새로운선택, 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4개 세력은 전격 합당을 선언했다. 총선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슈를 만들고 싶었던 관계자들의 고민이 읽힌다.그러나 어렵게 합당한 제3지대의 통합신당에 기대감보다는 실망감과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정치를 개혁해 보겠다는 세력이 내세울 수 있는 명분 있는 합당인지, 그 과정이
최근 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으로 사회 전체가 불안해지는 것 같다. 마음 놓고 거리를 활보하기 힘든 세상이 돼 버린 느낌이다.통상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요즈음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는 무엇일까? 바로 어둠, 모호함, 실패, 곤경, 침묵 등을 노래하는 ,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서인 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과 더불어 IT기술의 발달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평균이 사라졌다고 한다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환국(換局)의 사전적 정의는 ‘시국 또는 판국이 바뀜’이다. 보통 한국사에서, 특히 조선 후기인 17세기에서 18세기, 서인과 남인 사이 정권의 교체와 관련해 일어난 대규모 숙청 사건, 또는 이 숙청이 일어났던 사건을 일컫는다. 환국의 발생에는 북벌, 예송논쟁 같은 표면적인 명분이 존재하지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특정 붕당(朋黨)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고, 왕이 신하들로부터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 이로 인해 학계 일부에서는 환국으로 인해 당대 붕당 정치의 균형과 합리성이 붕괴됐다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필자는 본 칼럼의 지난 회차 마지막에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를 향한 테러를 언급하면서 검찰과 경찰의 공정한 수사, 언론의 공정한 보도를 요청했었다. 2023년 12월 27일, 배우 이선균의 극단적 선택으로 슬픈 연말을 보낸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테러는 시민들을 다시 한번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아울러 경찰의 수사행태와 언론 보도를 향한 시민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지난 2일 10시 29분경 이재명 대표가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항동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부지 시찰 후 이동하며 기자
매년 연말이면 다가오는 새해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 필자는 1982년 SK 입사 이후 매년 연말마다 다가오는 새해 경영계획을 수립하면서 경제가 잘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을 들어본 적이 없다. 다른 기업도 유사할 것이다. 기업은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위기를 위험과 기회가 상존하는 것으로 인식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가 정신이 아닐까.개인도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이러한 위기를 잘 돌파하지 못하면 역경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때 우리가 얼마나 빨리 회복하고, 어려움을 교훈으로 삼아 더
새해 벽두부터 발생한 주요 정치인을 노린 테러사건으로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될 전망이다.지난 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신원미상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공격당해 쓰러졌다. 이 대표는 응급치료 후 서울로 이송돼 수술받고 회복 중이다.대화와 타협, 공존의 미학인 정치가 우리 시대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구시대적 유산에 불과한 것인지, 절망감이 엄습한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은 권력 투쟁 과정에서 정치인은 물론, 일반 시민에 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