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일본행 항공기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일본행 항공기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일본에서 치사율이 21%이 넘는 감염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지만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은 22일 최근 일본의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reptococcal Toxic Shock Syndrome, 이하 STSS) 환자 증가와 관련해 국내외 발생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STSS란 A군 연쇄상구균((Group A Streptococcal, GAS)에 의한 침습적 감염으로 인해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 인후통 등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경미한 호흡기 증상을 보이다가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괴사성 근막염, 다발성 장기부전, 독성쇼크증후군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감염경로는 주로 점막 또는 상처부위 등을 통한 접촉으로 전파되며 비말을 통한 호흡기로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이 없기 때문에 조기진단을 통한 항생제 치료가 중요하다.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가 발표한 ‘STSS 환자 발생현황’에 따르면 일본 STSS 환자는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하 코로나19) 유행기간에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으로 인해 발생이 감소했다가, 지난해 941명으로 증가했다. 이어 올 2월 말까지 신고된 환자 수가 414명으로 집계되며, 예년 대비 높은 발생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발생한 환자 414명 중 90명이 사망해 치명률 21.7%를 기록한 상태다. 특히 50세 이상 연령대에서 치명률(24.0%)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STSS 환자 발생현황 (지난 2010년-2024년 9주).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일본 STSS 환자 발생현황 (지난 2010년-2024년 9주). [사진제공=질병관리청]

STSS는 사람 간 접촉을 통한 전파가 드물며 동일원인균으로 감염될 수 있는 성홍열의 국내 발생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우 낮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질병청은 분석했다. 다만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진단 및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STSS를 별도의 법정감염병으로 분류해 신고를 받지는 않지만 △성홍열 합병증 환자 전수 역학조사 △급성 호흡기 환자 병원체 감시사업(AriNet)을 통한 감시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STSS와 동일한 원인병원체인 A군 연쇄상구균의 감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홍열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해 감시하고 있다.

질병청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성홍열 환자에 대해 의료기관으로부터 신고를 받아 감시하고 있다”며 “성홍열로 인한 중증·합병증·사망사례의 경우 역학조사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국내 성홍열 환자는 810명(10만명 당 1.58명) 발생한 바 있으며 코로나19 유행 이후 다소 증가하는 추세이나, 유행 이전 대비 매우 낮은 발생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이후 성홍열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이 보고된 사례는 총 4건으로, 이 가운데 STSS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2건이었다.

또한 질병청은 급성 호흡기세균 병원체 감시사업 운영을 통해 표본 의료기관의 급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들로부터 유행 상황과 특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이후 해당 사업을 통해 554주의 A군 연쇄상구균을 분리했고 현재까지 이 병원체를 보유한 환자 중 STSS는 발견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상처가 발생한 경우 상처부위의 외부노출을 최소화하고 비말로 인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A형 연쇄상구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최근 수술을 받아서 상처가 있을 경우, 노출되는 상처가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감염(수두 등), 알코올 의존증,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 의심증상이 발생할 시 신속하게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의료기관에서는 의심환자가 내원하는 경우 진료 시 마스크, 장갑 등 적절한 개인보호구를 착용하는 등 철저한 의료감염관리가 필요하다.

질병청 지영미 청장은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진단을 통한 신속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일본 발생 상황을 고려해 국내외 발생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일선 의료진을 대상으로 환자 진료 안내를 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여행객들은 과도한 불안과 우려보다는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며 고위험군의 경우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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