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조사’ 책임소재 여전히 불투명…법적공방 불가피
‘ESS 화재조사’ 책임소재 여전히 불투명…법적공방 불가피
  • 최병춘 기자
  • 승인 2019.06.12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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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합동 조사위, ESS화재 조사결과 발표
LG화학 배터리 결함 발견...간접요인 지목
책임 불투명, 법적분쟁 통해 책임 규명해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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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민관합동으로 5개월여에 진행된 잇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장 의심을 샀던 배터리는 LG화학 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됐지만 직접적인 원인에서 비켜나게 됐다. 대신 사고원인을 운영관리 미흡 등 총체적이고 복합적으로 제시, 책임소재 부분은 법적 다툼을 통해서 가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관합동 ESS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지난 11일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조사 결과 전체 23건의 화재사고 중 14건은 충전완료 후 대기중에 발생했고, 6건은 충‧방전 과정에서 났고, 설치·시공 중에도 3건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화재원인은 복합적·유기적 문제

화재원인으로는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으로 압축해 제시했다.

과전압과 과전류와 같은 전기충격이 배터리 시스템에 유입될 때 이를 차단해주는 랙 퓨즈가 빠르게 단락 전류를 차단하지 못한 점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절연 성능이 저하된 직류접촉기가 폭발해 배터리 보호장치 내에 버스바(Busbar)와 배터리보호장치의 외함을 타격하는 2차 단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산간이나 해안지역에 설치된 ESS 시설의 경우 이슬과 먼지에 많이 노출되는데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화재로 이어지는 관리 부실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배터리 모듈 내 결로의 생성과 건조가 반복(Dry Band)되면서 먼지가 눌어붙고 이로 인해 셀과 모듈 외함 간 접지 부분에서 절연이 파괴돼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배터리 보관불량, 오결선 등 설치 부주의와 제작주체가 다른 EMS·PMS·BMS가 SI 업체 주도로 유기적으로 연계·운영되지 못하는 등 ESS가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설계·보호되지 못했던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하지만 제품원인을 화재원인으로 직접 지목하지 않았다. 특히 그동안 줄곧 주요원인으로 지목됐던 베터리 셀의 경우 LG화학이 제조한 일부 제품에서 제조상 결함을 발견했지만 간접요인으로만 지목했다.

조사위는 배터리 생산과정의 결함을 확인하기 위해 셀 해체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LG화학이 제조한 일부 셀에서 극판접힘, 절단불량, 활물질 코팅 불량 등의 제조결함을 확인했다.

극판접힘과 절단불량을 모사한 셀을 제작해 충‧방전 반복시험을 180회 이상을 수행했지만 발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셀 내부의 단락은 발생하지 않았다. 단락은 전기 양단이 접촉돼 과다한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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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원인 빗겨간 LG화학 배터리 결함

다만 제조결함이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충방전 범위가 넓고 만충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경우 자체 내부단락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배터리 셀 결함이 화재의 간접적 요인으로 본 것이다.

제조결함이 확인된 LG화학 배터리 셀은 2017년 초기 제품으로 확인됐다. LG화학 측은 제품 결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안전에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안전에 영향을 줄 이슈는 아니었으나 일부 결함이 발생한 적 있다”며 “공정 및 설계 개선, 검사 공정 등을 강화해 모두 개선 조치하였으며 현재는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선 사항에 대해 조사위와도 공유했으며, 선행적인 안전관리 차원에서 모든 사이트 점검을 통해 잠재불량군에 대해서도 선별교체를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배터리 제조결함이 확인된 만큼 LG화학은 사고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도 ESS 화재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배터리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박정욱 산업부 제품안전정책국장은 “배터리 시스템 전체는 어쨌든 배터리 제조사가 총괄적인 책임을 져야 된다”며 “구성품에 문제가 있으면 그 업체에 1차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고, 종합적으로는 배터리 제조사의 배터리 시스템화 과정에서 미흡한 점 등이 발견되면 배터리 제조사가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 원인이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된 것으로 결론이 난 만큼 앞으로 보상 등과 관련한 책임을 두고 업체별 공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 개입보다는 개별 원인별로 업체 간 법적 해결을 봐야 한다는 것이 조사위의 입장이다.

또 화재 사업장에 대한 보상 지급을 둘러싼 혼선도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그동안 화재 사업장에 보험금을 지급해 책임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이번 원인발표만으로는 청구 대상을 확정하기 힘들다. 결국 법적 분쟁을 통해 책임 규명이 명확해져야만 보상 절차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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