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여야는 1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가입자 신상공개와 관련해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적절하지 않다 싶어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사건 가입자 신상공개와 관련해 “개개인 가입자 중에서 범죄를 용인하고 남아있던 사람들은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n번방 사건에 대한 황 대표의 몰지각한 ‘호기심’ 발언이 국민들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며 “황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 자격을 갖추려면 n번방 사건을 비롯한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황 대표는 n번방 가입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고 끔찍한 범죄 가해자에게 관용을 베풀고 싶은 것인가”라며 “그것이 아니라면 심각한 성착취 범죄인 n번방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보도자료를 내고 “황 대표는 텔레그램 n번방이 ‘호기심’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보이나”라며 “그 범죄의 소굴에 오래 머문 사람만 처벌하면 되고, 상대적으로 잠깐 있었던 사람은 처벌을 면하게 해주자는 것이 통합당의 입장인가”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오늘 있었던 황교안 대표의 발언은 매우 문제적이다. 국회로부터의 응답을 기다리는 국민들은 묵묵부답인 국회 앞에 절망까지 느끼고 계실 것”이라며 “당장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민주당 여성 비례후보들 역시 성명을 내고 “n번방 사건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무지함을 개탄한다”며 “설사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호기심 운운하는 발언은 성범죄와 청소년문제에 대한 황 대표의 인식이 얼마나 안이한지 분노마저 인다. 도저히 공당 대표의 발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제가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부분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n번방 사건의 26만명의 가해자 및 관련자 전원은 이런 일반적 잣대에도 해당될 수 없다”며 “용서 받을 수도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되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이들 전원이 누구인지 무슨 짓을 하였는지 국민들 앞에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무관용 원칙이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국회에서의 특별법 제정에 미래통합당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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