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잠잠했던 연내 방한, 다시 추진 중
바이든 시대 도래하면서 다급해진 중국 정부
한미혈맹 강조하는 바이든, 시진핑 꺼낼 카드는?
선택적 강요 앞에서 고민 깊어지는 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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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우)ⓒ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연내 이뤄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발언이 쏟아지면서 중국이 다급해진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게 선택을 강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트럼프 시대보다 더 강한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 여부다. 지난해 12월 시 주석은 우리나라를 올해 안에 방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그것이 여의치 않았다. 그런데 최근 갑작스럽게 우리나라를 연내 방문할 것이라는 중국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중순 시 주석의 방한하는 것을 준비 중인 것 알려졌다. 시 주석이 방한을 한다면 박근혜 정부 시절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인해 불거진 한중관계의 복원을 의미하며, 경제 협력과 북핵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때문에 연내 방한 쉽지 않아

다만 그동안 미뤄왔던 시 주석의 방한이 느닷없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 시 주석은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은 틈만 나면 우리나라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물론 아직까지 방한이 현실화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세자리 숫자로 늘어난 데다 또한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연내 방한이 쉽지 않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코로나19가 끝났다고 밝혔지만 중국 내부에서 코로나19가 유행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움직임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3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여전히 흔들림 없다고 말했다.

중국 주재 한국대사관 역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조기에 성사되도록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언론들도 시 주석의 연내 방한에 대해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시대, 다급한 시진핑

중국 언론들이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바이든 시대가 개막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되자마자 외부 첫 일정으로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균열을 보였던 한미동맹을 이전 단계로 복원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한미동맹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드 배치였다. 이런 식의 한미 동맹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과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우리나라를 중국 견제의 최일선에 놓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발언이 쏟아지면서 다급해진 쪽은 중국이다. 자칫하면 오바마 시대의 한국정부처럼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바마 시대의 박근혜 정부와 바이든 시대의 문재인 정부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혈맹 선택 앞에서 우리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으로서는 우리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관계가 과거 수준으로 복원된다면 한반도를 거점으로 하는 북태평양에 영향력을 넓혀나가는 것이 쉽지 않게 된다. 이런 이유로 시 주석으로서는 연내 방한을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선택 압박 받게 돼

시 주석이 연내 방한을 하게 된다면 문재인 정부는 ‘미국이냐’ 혹은 ‘중국이냐’의 선택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미 인도 태평양의 핵심축이라고 강조함으로써 중국 견제의 최일선에 우리나라를 내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역시 우리 정부를 향해서 “미국이냐 우리냐”라는 선택적 강요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동맹을 따지면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을 따지면 중국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 1위 대상국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적 측면과 외교적 측면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다. 다만 이런 선택적 압박이 외줄타기를 잘하면 엄청난 이득을 얻는다는 점에서 어떤 외교력을 발휘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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