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음극탭 접힘·분리막 손상 등 화재 가능성 확인, 추가 시험 예정”
LG에너지솔루션 “국토부 의견 반박 아냐, 아직 화재재현 나타나지 않아”

ⓒ국토교통부
리콜 대상 차량과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고전압 배터리 ⓒ국토교통부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에 대한 대규모 리콜이 결정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셀 불량을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을 내놨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관련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현대차에서 제작 판매한 코나 전기차 등 3개 차종 2만6699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오는 3월 29일부터 자발적 시정조치를 진행한다고 전날 밝혔다. 리콜 대상은 코나 전기차(OS EV) 2만5083대, 아이오닉 전기차(AE PE EV) 1314대, 일렉시티(전기버스, LK EV) 302대 등이다. 

국토부는 3개 차종에 적용된 LG에너지솔루션 고전압 배터리에서 화재발생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남경공장에서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 중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에 따른 내부합선 화재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리콜로 수거된 고전압 배터리 정밀조사와 함께 화재 재현실험 등을 추진해 왔다. 현재까지 진행된 합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터리셀 내부 열 폭주시험에서 발생된 화재 영상이 실제 코나 전기차 화재 영상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리콜로 수거된 불량 고전압 배터리 분해 정밀조사 결과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고 현재 재현실험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음극탭 접힘으로 리튬 부산물이 석출되고, 석출물이 양극으로 확산되면서 양극탭과 접촉 시 단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밖에도 지난해 10월 자발적 리콜의 원인으로 지목된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을 확인했으며, 현재 분리막 손상이 있는 배터리셀로 화재재현 실험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음극탭 접힘과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 모두 현재까지는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국토부의 이 같은 리콜발표가 나온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면서도, 리콜의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의 경우 직접적인 화재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원인 규명 등 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으나,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토부 및 현대차와 함께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며 “리콜의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의 경우 국토부의 발표대로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제조, 검사 등 모든 과정에서 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라며 “지난해 10월 화재의 원인으로 제시됐던 분리막 손상 관련해서는 합동 조사단의 모사실험 결과 화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음을 알려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토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 같은 LG에너지솔루션의 단정적인 설명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두 사안 모두 화재 가능성이 확인됐고 현재 재현시험이 진행 중인만큼 원인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국토부는 오는 3월에도 추가 재현실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차가 분리막 손상 문제를 제기했고 최근 음극탭 접힘 불량을 확인해 리콜을 결정했다”라며 “(화재발생) 가능성이 높아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화재 재현으로 나타나지 않아 (제조사로부터)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원인이다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라며 “재현시험을 통한 확인 과정을 진행 중이고 3월 중에도 추가 시험을 실시할 계획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도 “음극탭, 분리막 손상에 대한 화재 가능성은 확인했다”라며 “실제로 화재로 발현되는지는 추가적으로 검토를 해서 나중에 결과보고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의견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국토부의 발표내용과 다른 의견을 밝힌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토부의 발표내용을 반박하는 게 아니고 아직 결함조사가 끝나지 않았으니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분리막 손상은 국토부 자료에도 재현이 안됐다고 나오고 합동조사단에서도 화재와 관련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들어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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