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행적 그리고 다음 행보는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정치권은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야권 대권 주자들은 윤 전 총장의 실체가 없다면서 이대로 야권 대권 주자가 되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X파일의 진실 여부와 상관 없이 윤 전 총장은 대권 주자로서 과연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가 아니냐는 것이다.
천문학에서 지구를 ‘행성’이라고 부르고, 달을 ‘위성’이라고 부른다. 이 두 종류를 ‘반사체’라고 하고,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은 ‘항성’이라고 부른다. 이를 ‘발광체’라고 부른다.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권에는 여러 후보가 나온다. 그들 후보 중에는 과연 ‘발광체’ 즉 스스로 빛을 내는 후보인지 아니면 ‘반사체’ 즉, 다른 세력이 자신을 비추니 빛이 나는 것처럼 보이는 후보가 있다.
스스로 빛을 내든, 다른 세력이 자신을 비추든 일단 선거에서 후보가 된다면 저마다 열심히 뛰기 마련이다. 하지만 ‘반사체’가 최종적으로 선택된 사례가 드물다. 왜냐하면 발광체는 ‘정책’이나 ‘비전’ 등을 제시하면서 ‘집권 플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사체는 신기루
반면 반사체는 ‘정책’이나 ‘비전’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집권 플랜’도 없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은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왔는데 스스로 빛을 내는 정당이 아닌 반사체라는 것을 자인한 꼴이 됐다.
결국 미래통합당은 대참패를 해야 했다.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가 된다면 쓰디쓴 패배의 잔을 마셔야 한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윤 전 총장을 ‘발광체’로 불러야 할지 ‘반사체’로 불러야 할지에 대한 논란이다.
과거 행적을 볼 때 과연 윤 전 총장을 ‘발광체’로 불러야 할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는 정치인들이 많다.
윤 전 총장이 법치주의와 공정을 외치고 있지만 ‘발광체’보다는 ‘반사체’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항상 ‘정권’에 맞선 인물로 묘사돼 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갈등을 빚은 후 좌천이 되면서 진보 진영에서는 ‘항상 법치주의를 내세우면서 공정한 인물’로 각인되게 됐다.
이때부터 ‘윤셕열’이라는 이름도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때도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어떠한 비판적인 메시지도 내놓지 못했다. 다만 검사라는 직책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해는 가는 대목이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검찰총장으로 발탁 됐을 때에도 진보 진영에서는 환영의 반응을 보였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 맞서다가 탄압된 인물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정권에 맞선 인물
그런데 검찰총장에 오르면서 문재인 정부와 맞서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진보 진영에서는 ‘역린’을 건드린 인물이 됐고, 보수 진영에서는 ‘문재인 독재 정권에 맞선 인물’로 묘사되면서 ‘법치주의와 공정’의 화신이 됐다.
검찰총장이면서도 대권주자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렸을 당시에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느냐 가까워지느냐에 따라 널뛰기를 했다.
문재인 정부가 윤 전 총장을 계속 제지할 때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천정을 뚫고 나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윤 전 총장과 화해를 시도하려고 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즉,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과연 ‘발광체’냐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전개돼 왔다.
결국 윤 전 총장이 스스로 빛을 내는 후보가 아니라 정권에 맞서면서 빛을 반사해서 빛이 나는 반사체가 아니냐는 것이다.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태양에 맞서는 ‘행성’이지만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수많은 항성(대권주자)들과 마주하게 된다.
대선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경선을 거쳐야 하고, 본선에서도 수많은 대권 주자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반사체는 선거 경쟁에서
반사체는 선거 경쟁에서 그 빛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동안에는 하나의 태양과 맞서면서 그 여론의 초점은 그 맞서는 장면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많은 항성이 나타나고, 빛을 뿜어내는 상황에서 반사체가 과연 주목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핵심은 ‘반사체’가 아니라 ‘발광체’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전언 정치’가 아닌 직접 정치를 해야 하고, 애매모호한 화법이 아닌 명확한 화법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에 있다.
그동안은 문재인 정부가 윤 전 총장을 때려줬기 때문에 빛이 날 수 있었지만 대선 국면에서는 스스로 빛을 내야 한다.
그러자면 ‘정책’과 ‘비전’ 그리고 ‘집권 플랜’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그것을 보여주기도 전에 X파일 논란부터 먼저 튀어 나왔다. 그것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가 벌써부터 시작됐고, 그것은 여기저기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