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강민국 의원, 기업은행 내부회의록 공개

ⓒ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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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펀드에 대해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매중단된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펀드는 기업은행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사모펀드다.

5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PB 전용상품 선정 및 사후관리 협의회 회의록’과 ‘신상품·신제도에 대한 리스크 검토서’에 따르면 기업은행 WM사업부는 디스커버리 펀드의 원금손실가능위험을 인지하면서 고객에게 상품 구조 및 위험 요인 등을 명확히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판매직원의 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기업은행 내부문서를 보면, 기업은행 WM사업부는 지난 2016년 12월 디스커버리가 운영하는 ‘US핀테크 대출채권연계 DLS’ 펀드 판매 가능성에 대한 심사회의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WM사업부는 해당 펀드의 ‘최대손실 가능위험’ 항목에서 10점 만점에 2점을 부여했다. 점수가 낮을수록 가능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4명 중 3명은 정성평가에서 펀드의 ‘이해도’ 부문에 10점 만점의 7점을 줬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이 핀테크 및 해외 자산 관련 투자에 대해 ‘이해하기 쉽다’라고 평가한 것이다.

유일하게 6점을 준 평가위원은 평가표 아래 자필로 ‘단기·고수익 기대 상품, 설명서 신중히 필요’라고 적었다.

이어 기업은행 WM사업부는 2017년 11월 ‘US핀테크 부동산펀드’에 대해 최대손실 가능위험 20점 만점에 12점(보통)을 부여했다. 정량평가 총점에선 4명의 평가위원 모두 100점 만점에 70점을 줬다. 정량평가에서 70점을 넘게 되면 상품 협의회에 상정할 수 있다. ‘이해도’에서는 3명의 위원이 8점, 1명의 위원이 6점을 주며 평균 7.5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리스크 총괄부는 해당 펀드에 대해 신중하게 판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고객이 상품을 이해하기 쉽고, 불완전판매를 방지할 수 있다고 평가한 평가위원들과는 다른 시각인 것이다.

리스크 총괄부는 검토서에 “고객에게 다소 생소한 핀테크대출 개념, 투자대상, 수익구조 및 위험요인 등을 고객이 명확히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판매직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 해외 자산에 대한 정보 수집이 어렵고 같은 수익구조로 과거 검증된 수익률이 없으므로 반드시 고객의 투자 의사를 반영한 신중한 판매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내 부동산 가격하락,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과거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와 같은 차주의 대규모 부실발생 시 펀드의 원금소실도 가능함을 설명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기업은행 내부문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
기업은행 내부문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

해당 펀드는 미국 내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온라인대출 전문 기업의 선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약 2500억원 규모의 환매연기 사태가 발생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는 기업은행이 판매사 중 가장 많은 6700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 기준 환매금액 총 914억원 중 761억원의 금액을 투자자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결과 기업은행은 일부 투자자에게 원금손실 위험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최대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한편 디스커버리펀드 투자 피해자들은 펀드 운용사와 기업은행 등에 대한 사기의혹을 수사를 촉구하며 원금 100%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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