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재명 지지층, 이낙연에서 홍준표로 이동하나
이낙연, 지지층 이탈 과제…홍준표 공세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경선 후보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일명 ‘명낙 대전’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경쟁에 웃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바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다. 최근 홍 의원의 무서운 기세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과 이낙연, 두 후보가 경쟁을 하면서 지지층 사이의 간격이 벌어졌고, 특히 이낙연 후보 측이 계속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을 가하면서 반이재명 전선이 오히려 홍준표 의원 쪽으로 쏠렸다는 이야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기세는 그야말로 무섭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28.0%로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6.4%로 2위를 기록했고, 홍준표 의원은 13.6%로 3위, 이낙연 후보는 11.7%로 4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낙연 제치고 3위로

이번 여론조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낙연 후보를 제치고 홍 의원이 3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낙연 후보는 대선 경선을 시작하면서 줄곧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방법을 구사해왔다. 그러다보니 이낙연 후보를 중심으로 반이재명 전선이 형성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소위 국민의힘 지지층도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명낙 대전이 거세지면 거세질수록 반이재명 지지층은 이낙연 후보로 쏠림 현상을 보이면서 한때는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으로 빚어졌다. 하지만 점차 홍 의원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반이재명 지지층은 이낙연 후보와 홍 의원, 두 사람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여기에 이낙연 후보가 충청 표심 결과에서 참패를 했다. 이대로 간다면 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던 반이재명 지지층으로서는 계속 이낙연 후보를 지지해야 할 것이냐, 아니면 홍 의원으로 갈아타야 할 것이냐,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달 27~28일 T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지 못할 경우 같은 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66.2%)이 국민의힘 지지층(75.5%)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낙연 후보 지지층에서는 ‘같은 당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5.2%로 나타났다. 또한 이낙연 후보 지지층 중 다른 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아무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1.7%에 달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갈아타겠다는 지지층

이같은 여론조사는 이낙연 후보에게는 치명타다. 왜냐하면 충청 표심 결과가 보여 주었듯이 이재명 후보의 상승세는 무섭다. 이대로 가면 이낙연 후보는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반이재명 지지층은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을 올리는 효과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낙연 후보는 본인을 지지하는 지지층을 결집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이재명 노선을 구축하면서 반이재명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하지만 이 지지층은 언제든지 말을 갈아탈 수 있는 지지층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만약 다음 경선에서도 더블스코어로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할 경우 이낙연 후보의 지지층 이탈이 빠른 속도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그것은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후보나 이낙연 후보 캠프가 반이재명 지지층이 자신을 끝까지 지지할거라 생각한 것이 전략적 오류였다. 실제로 충청권 표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이낙연 후보와 이낙연 후보 캠프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홍준표 지지층 빼앗아 와야

결국 이낙연 후보가 남은 경선 일정에서 해야 할 일은 홍 의원에게 돌아선 지지층을 되찾아 오는 일이다.

그것은 이재명 후보에게 향했던 칼날을 홍 의원에게 향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동안 홍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가려져서 제대로 부각이 되지 못하면서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고, 윤 전 총장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홍 의원으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 쏠림 현상은 이낙연 후보 지지층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낙연 후보의 공격 대상은 이재명 후보가 아닌 홍 의원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 의원은 앞으로도 반이재명·반윤 지지층을 흡수해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측된다. 어차피 파이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뺏느냐 빼앗기냐 싸움인데, 그 싸움의 승부처를 어디에 두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