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문화대혁명, 결국 공동몰락의 길로
‘공동부유’ 선언, 시진핑 장기집권 포석
플랫폼·연예계 등 과도한 규제로 이어져
제2 문화대혁명으로 미래가 퇴보할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공동부유’ 국정기조를 내놓았다. 그리고 공동부유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여러 가지 대책이 쏟아졌다. 기업에는 자신이 벌어들인 순익을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문화예술계에서는 자본주의 사상을 심어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을 철폐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새로운 길로 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2 문화대혁명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결코 공동부유가 공동몰락의 길이 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공동부유’ 기조를 설파했다. 공동부유, 즉 함께 잘 살자는 것이다. 공산국가이기 때문에 부자들은 돈을 중국 인민들에게 내놓으라는 것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 총량 기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하지만 내부 불평등은 날로 심각해지면서 민심은 상당히 이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기집권 위해서는

시 주석으로서는 내년 20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장기집권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민과 중산층 계층 민심 확보가 필요하다.

국민 부담 경감 명분으로 사교육 부동산 규제 조치를 내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시 주석은 공동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 요구로서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고소득 계층에 대한 조절을 강화해 법에 따른 합법적 소득은 보장하면서도 너무 높은 소득을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고소득 계층과 기업이 사회에 더욱 많은 보답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공동부유 선언을 선대 지도자 덩샤오핑 때 시작된 개혁개방 시대와 비슷하게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다보니 과도한 규제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알리바바그룹 산하 앤트그룹 상장 중단 발표 역시 공동부유의 일환으로 행해진 일이다. 일각에서는 창업자 마윈이 중국의 금융 제도를 ‘낡은 정책’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보복이라고 해석했지만 시 주석의 공동부유 선언 이후 해당 조치는 공도부유를 위한 시행이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텐센트는 500억위안(약 9조525억원)을 내놓은 것도 이런 것에 일환이다. 문제는 자발적으로 사회에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반 강압적이라는 점이다.

중국 베이징시 하이뎬구 검찰이 이달 초 텐센트가 운영하는 메신저 위챗의 청소년 모드에 청소년보호법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공익소송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즉, 이번 기부가 중국 정부가 자신들에게 옥죄어오자 내놓은 비자발적 기부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과도한 규제 이어지고

공동부유는 비단 기업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미성년자들이 평일 온라인 게임을 막았다. 앞으로 금요일, 주말, 휴일에 한해 오후 8~9시 1시간만 할 수 있다. 게임은 아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예계 정화운동 역시 공동부유의 일환이다. 탈세 여배우 정솽의 540억원 벌금 폭탄과 연예계 퇴출 역시 이 일환이다.

최근 플랫폼 공유업계와 사교육 그리고 게임과 연예계에 과도하게 돈이 몰리면서 그에 따른 중국 정부의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들 산업에 대한 규제를 함으로써 이들 산업에 몰린 돈이 서민이나 중산층에게 몰릴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것이 곧 시 주석의 장기집권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업가에게는 기부를 유도하고, 산업계에는 국가가 개입해 부의 편중을 저지하고, 또한 열심히 일한 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나눠준다는 것이 시 주석이 꿈꾸는 ‘공동부유’이다.

그러다보니 연예계의 팬심 활동 역시 ‘쓸데없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팬클럽 활동 역시 제지를 하고 있다.

과도한 팬클럽 활동이 결국 연예계에 부의 쏠림 현상을 만들기 때문에 팬클럽 활동을 제지한다는 구상이다.

제2 문화대혁명 우려도

하지만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는 제2 문화대혁명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마오쩌뚱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대혁명을 일으켰고, 이른바 홍위병을 통해 수많은 문화재를 파괴하고, 교수들 등 지식인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스갯소리로 ‘올바른 중국인은 문화대혁명 때 모두 죽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 문화대혁명으로 마오쩌뚱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실히 다졌을지는 모르지만 유구한 역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비극을 맛봐야 했다.

중국이 문화대혁명을 통해 문화가 한발 퇴보하는 상황이 놓이게 됐다. 이런 문화대혁명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예술 창작활동이나 기업가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되면서 생산의 퇴보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벌써부터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이 자신의 장기집권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로 인해 중국의 미래는 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플랫폼 공유업계나 연예계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미래산업을 갉아먹는 자살행위라는 지적도 있다. 다른 나라들은 제조산업에서 3차 산업 즉 서비스 산업을 넘어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공유산업으로 넘어가거나 연예계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은 거꾸로 이들 산업을 규제하면서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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