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측부터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친환경 포장 추석선물세트 ⓒ각 사 제공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최근 ESG(환경·사회구조·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유통가에서도 추석 선물세트의 두꺼운 포장을 지양하고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등 과대포장 거품을 없애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과 식품업계가 선물세트의 포장재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플라스틱 저감 및 친환경 소비에 중점을 두는 고객층이 늘면서 명절 선물세트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번 쓰고 버려지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내용물을 하수구에 분리 배출할 수 있는 ‘생분해성 친환경 젤 아이스팩’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명절 선물 포장에 활용한다. 또 길이조절 어깨 끈을 추가하고 손잡이에 내구력을 보강한 ‘정육 보냉가방’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인 ‘R-PET’와 폐의류, 종이보드 등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보냉백을 선보인다. 녹는점이 높아 보냉 효과가 오래가는 친환경 아이스팩을 활용하고 과일 선물세트 등에 활용되는 종이 박스는 무(無)코팅 재생 용지에 콩기름 인쇄로 제작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과일 선물세트에 쓰이는 고정틀·완충패드·받침 등을 종이 소재로 점차 교체하면서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가죽이나 천, 플라스틱 소재 등으로 제작됐던 추석 와인선물(2본입) 패키지 4만 세트 또한 종이 소재로 교체했다.

좌측부터 CJ선물세트, 청정원선물세트의 플라스틱 절감량 안내 ⓒCJ제일제당, 대상 

식품업계 또한 올 추석 선물세트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친환경’ 포장은 물론 선물세트의 여유 공간을 없애는 노력도 돋보인다. 

CJ제일제당은 전체 물량의 90% 이상 쇼핑백 소재를 플라스틱의 재질인 부직포에서 종이로 바꿨다. 인기제품 스팸의 오염 방지용 플라스틱 뚜껑도 뺐다. 전체 물량 중 90% 가량이 뚜껑 없는 스팸세트다. 내년 추석에는 아예 전체를 뚜껑 없는 스팸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속적인 친환경 패키징 노력을 통해 매해 명절 선물세트 플라스틱을 줄이고 있으며 올 추석에는 지난해 대비 총 467톤의 플라스틱을 덜어냈다”며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수천번의 진동 실험 등 연구를 통해 배송 안전성 확보에도 신경 썼다”고 말했다.

대상은 유지류·장류 등 추석 선물세트의 플라스틱 용기와 종이지함 두께를 줄였다. 이에 플라스틱과 종이 사용량을 각각 38t, 67t씩 감축했다. 선물용 쇼핑백은 부직포에서 종이와 목화실 소재로 교체했으며 종이 쇼핑백의 코팅을 제거해 분리배출을 용이하도록 했다.

대상 관계자는 “최근 과대포장을 지양하고 플라스틱을 저감화하는 흐름에 동참하고자 포장 폐기물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동원F&B의 경우 참치·유지류 등 추석 선물세트 구성품의 위치를 재배치하고 구성품간 간격을 좁혔다. 이를 통해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 무게를 평균 10% 가량 줄였다. 선물세트용 가방 소재도 합성수지에서 종이로 교체해 재활용률을 높였다. 지난 설에 최초 도입한 ‘노(No) 플라스틱’ 선물세트 또한 기존 2종에서 3종으로 늘렸다.

동원F&B 관계자는 “친환경경영을 위해 불필요한 패키지를 제거했으며 종이로만 구성된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명절 선물세트 34종 전체를 친환경 에코(ECO) 세트로 교체했다. 플라스틱 트레이를 모두 없애고 케이스 전체를 종이로 만들었다. 롯데푸드는 이를 통해 최대 32% 포장 면적을 줄였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친환경을 위해 이번 추석 명절부터 선물세트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완전 퇴출했다”며 “기존 선물세트를 전면 개편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친환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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