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 지역 정전·단수, 소수민족 독립과 연결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가 불러온 부메랑 역풍
지역 주민 불만 높아지며 ‘하나의 중국’ 위태
아프간 사태와 맞물려 내년 전인대 영향 미쳐

시진핑 중국 주석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중국 곳곳이 최악의 전력난을 겪으면서 중국 민심이 수상하다. 특히 동북지역은 정전과 단수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을 받으면서 시진핑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하나의 중국’을 이야기하는 시진핑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최근 탈레반의 아프카니스탄 점령으로 인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독립과도 연결된다. 이런 이유로 시진핑 정부로서는 전력난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중국이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동북지역이 정전과 단수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동남부 지역은 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동북지역은 주민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정전과 단수는 주민들의 생활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시진핑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 당국이 정전과 단전 소식을 듣자마다 “민생 전력 수요를 보장하겠다”고 머리를 숙인 것도 이러한 민심을 읽었기 때문이다.

호주와의 전쟁, 전력난으로 부메랑

중국이 정전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호주가 코로나19 기원을 파헤치겠다고 선언하면서이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서 호주에서 생산된 물품의 수입을 금지시켰다. 호주산 소고기 수입을 필두로 해서 계속해서 수입을 금지시켰다. 그동안 호주산 수입이 금지 되면서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호주산 석탄의 수입 금지는 전력난으로 이어졌다.

중국 화력발전의 절반은 호주산 석탄을 사용했다. 그런데 호주산 석탄을 금지하면서 중국 정부는 남아프리카나 콜롬비아 등지에서 석탄을 수입했다. 하지만 호주산에 비해 물류 비용이 상당히 컸을 뿐만 아니라 품질은 호주산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이런 이유로 중국 내 석탄화력발전 가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대규모 전력난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시진핑 중국 주석은 내년 2월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베이징의 맑은 하늘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석탄화력발전 규제를 강화했는데. 이것도 결국 전력난을 일으킨 요인이 됐다.

현재 전력난으로 인해 동북지역 주민들이 대거 불편을 겪고 있다. 불편에서 오는 불만이 내년에 열릴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의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상당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산당 1당 독재체제

물론 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 체제이다. 중국은 독특한 정치 체제를 보이고 있다. 공산당 당원이 인민대표를 선출하고, 그 인민대표가 모여서 전국인민대표회의를 연다. 그리고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상임위원회를 선출해 상설기구로 하고 의전상 중국을 대표할 주석을 선출한다.

사실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는 형식적인 기구이기 때문에 내년에 열리는 전인대에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민심이다. 아무리 공산당 1당 독재 체제라고 해도 민심을 읽지 않으면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고 있는 중국 정부로서는 동북 지역의 민심 폭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력난을 계기로 동북지역 민심은 당국이 주민들을 깔보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깔려 있다. 정전이나 단수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통보도 하지 않고 취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국 중앙 정부가 “최대한 정전을 피하고 민생과 발전, 안전의 마지노선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력 공급 보장 책임을 엄격히 시행하고 각종 비상대책을 보완해 지역을 초월한 전력망의 우위를 충분히 발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북지역에서 무분별한 정전상태를 방지하고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원해 전력 사정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동북지역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소수민족 독립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공산당 1당 독재체제라는 중국의 독특한 통치구조로 인해 당분간 시진핑 체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소수민족 독립의 염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위루르와 맞물려

특히 동북지역은 소수민족 독립의 염원을 갖고 있다. 조선족 자치구역이 만들어질 정도로 독립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면서 이들의 독립 의지를 꺾고 있다.

그런데 이번 전력난이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나면서 중앙정부가 동북지역을 소홀히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역 주민에게 깔리게 된다면 시진핑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고, 이것은 체제유지에도 위태로울 수 있다. 여기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면서 인접 지역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 역시 독립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력난이 장기화가 된다면 동북지역 민심이 폭발을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전력난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화력발전의 비중을 최대한 낮춰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곧 겨울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난방에 필요한 전기가 필수적인 겨울철에 전력난을 겪게된다면 동북지역 민심은 더욱 폭발할 것이다. 이로 인해 내년 전인대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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