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임원 줄었지만 여성 임원은 증가...단일기업 삼성전자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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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코써치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국내 100대기업 내 여성 임원이 지난 2004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올해 3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322명으로 작년 286명보다 36명(12.6%) 증가했다. 반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수가 작년 6871명에서 올해 6664명으로 200명 넘게 줄었다. 전체적으로 임원 자리를 감축하는 추세 속에서도 대기업이 여성 인재를 중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도 2019년 3.5%에서 작년에는 4.1%로 늘었다. 올해는 4.8%로 작년 대비 0.7%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이 10%를 넘어서려면 700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대기업 내에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04년 당시 13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2006년 22명, 2010년 51명, 2011년 76명으로 증가하다 2013년에는 114명을 기록, 처음으로 여성 임원 100명 시대를 열었다. 2014년에는 106명으로 상승 추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지만 이후 2015년 138명, 2016년 150명, 2018년 216명, 2019년 244명, 2020년 286명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 숫자는 올해 65곳이었다. 이는 작년 60곳보다 5곳 많아진 것이다. 연도별 여성 임원 보유 기업 수는 2004년 10곳에서 2006년 13곳, 2010년 21곳으로 조금씩 증가해왔다. 이후 2011년 30곳, 2013년 33곳, 2015년 37곳, 2016년 40곳, 2018년 55곳, 2019년 56곳, 2020년 60곳으로 늘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분포를 연령별로 보면 1970년 이후 출생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여성 임원 322명 중 72%에 해당하는 232명은 1970년 이후에 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60.7%)과 2020년(65%) 때보다 더 높아진 비율이다.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70~1973년에 속하는 1970년대 초반 출생자가 127명(39.4%)으로 가장 많았고 1974~1976년 사이 64명(19.9%)으로 그 뒤를 이었다. 1967~1969년은 60명이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1년생이 47명으로 최다를 차지했고 1970년생(30명), 1975년생(27명), 1969·73년생(각 26명), 1972년생(25명), 1974년생(21명), 1968년생(20명)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삼성전자가 55명으로 가장 많은 여성 임원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CJ제일제당은 22명으로 뒤를 이었고 네이버는 17명이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16명), 현대차(15명), 삼성SDS(13명), KT(10명)이 10명 이상의 여성 임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이상 여성 임원을 다수 기업은 작년 6곳에서 올해 7곳으로 1곳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조사에서 4명이던 여성 임원이 작년에는 13명, 올해는 15명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 임원이 10명 이상 되는 기업 중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전체 임원 69명 중 여성 비율이 23.2%로 가장 높았다. CJ제일제당도 전체 임원 98명 중 22.4%가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SDS(14.8%), 네이버(13.9%), KT(11.1%)등 도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넘었다.

학부 기준으로 출신대학이 확인된 여성 임원 중에서는 이화여대를 나온 여성 임원이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21명), 서울대(20명) 순으로 여성 임원을 다수 배출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322명 중 이사회 멤버로 활약 중인 여성 임원은 4명에 불과했다. 호텔신라 이부진(1970년생) 사장을 비롯해 네이버 한성숙(1967년) 대표이사, CJ제일제당 김소영(1972년) 사내이사, 롯데칠성음료 송효진(1976년) 상무보 등이 사내이사로 활약 중이다.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100대기업 중 사장급 이상 직함을 달고 있는 주인공은 네이버 한성숙(1967년) 대표이사 사장이 유일했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선진국에서는 상당수 여성 인재 육성에 대한 프로그램은 물론 여성 임원 비율도 높은 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여성 인재 활용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이 다소 인색한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도 실력을 갖춘 인재라면 성별 등에 따라 차별을 없애고 등용시키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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