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국내 대기업 집단에서 총수 친족 등기임원 비중이 전체 5% 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보다 8.5%나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리더스인덱스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5월 기준으로 발표한 국내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 중 오너가 있는 62개 대기업 집단 2450개 계열사의 등기임원 1만69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과 혈족 6촌, 인척 4촌 관계에 있는 친인척 등기임원은 531명으로 전체 5.0%를 차지했다.

조사 기업집단 중 친족 등기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CC(동일인 정몽진 회장)였다. KCC는 71명의 등기임원 중 27명(38%)이 친족으로 구성됐다.

친족 등기임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SM(동일인 오우현 회장)으로 79명의 등기임원이 친인척이었다. 전체 등기임원 수는 231명으로 친족 비중은 34.2%에 달했다.

이어 KG그룹(동일인 곽재선 회장)은 친족 등기임원이 26.74%인 23명, 셀트리온그룹(동일인 서정진 명예회장)이 26.4%인 14명, 반도홀딩스그룹(동일인 권홍사 회장)이 23.9%인 22명. 엠디엠 그룹(동일인 문주현 회장)이 23.6%인 17명, 하이트진로 그룹(동일인 박문득 회장)이 19.0%인 11명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상위그룹에 속할수록 친족 등기임원의 비중이 낮았다.

10대그룹들의 평균은 1.9%로 전체 평균 5%의 절반 이하였다. 상위 30대 그룹들의 평균도 4.1%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30대 이하 그룹들의 친족 등기임원들의 비중은 전체 평균의 2배 수준인 9.1%에 달했다.

상위그룹 친족 등기임원 현황을 보면 삼성그룹(동일인 이재용 부회장)은 1명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했다.

현대차그룹(동일인 정의선 회장)은 동일인이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되면서 3년 전 대비 3명이 감소한 7명이 친족 등기임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등기임원 305명의 2.3% 수준이다. SK그룹(동일인 최태원 회장)은 6명으로 전체의 0.8%이며, LG그룹(동일인 구광모 회장)는 회장 본인 1명이었다.

10대 그룹 중에는 GS그룹(동일인 허창수 명예회장)이 전체 등기임원 432명 중 10%에 달하는 43명이 친인척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주력사업인 그룹들의 친족 등기임원 비중이 높았다. SM그룹(79명, 34.2%), 반도홀딩스(22명, 23.9%), 엠디엠(17명, 23.6%), 대방건설(18명, 18.2%), 호반건설(14명, 8.2%), 아이에서지주(11명, 7.1%), 중흥건설(10명, 6.9%) 등이 대표사례로 꼽혔다.

최근 5년 이내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진입한 그룹들에서 친족 등기임원의 비중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친족 등기임원의 수가 1명 이하인 그룹은 삼성, LG, 네이버,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 등 18개였다. 올해 신규로 대기업 집단으로 편입된 쿠팡은 동일인이 창업자인 김범석 전 의장이 아니라 쿠팡(주)로 지정 돼 있어 친족임원수가 0명으로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