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김종인-김병준, 삼각 구도의 모습은
삼두체제 선대위, 자칫하면 갈등 구조로
본부장 의혹 수사발표, 지지율 출렁이나
홍준표의 독자행보, 두고두고 후회할 수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지지율은 뒤집어질 수 있다. 대선 4개월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윤 후보는 난관 세 개를 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것은 ‘조직’, ‘본부장’, ‘홍준표’이다. 이 세 가지 난관을 넘지 못한다면 지지율이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만큼 현재 지지율 1위는 어떤 식으로 변할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 후보에게 선대위가 중요한 이유는 윤 후보가 정치에 입문한지 이제 4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거를 치러본 경험도 없다. 의원직도 경험한 바 없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정치적 자산이 없다.

만약 윤 후보의 지지율이 무너지게 되면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선대위가 중심을 잡아서 움직여줘야 한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안팎에서 윤 후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지지율 1위 기록이 무너진다면 곧바로 잡음이 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대위를 어떤 식으로 구성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조직을 장악하라

핵심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의 관계 설정이다. 세 사람 모두 만만치 않은 인물로 조직의 주도권을 자신이 갖고 싶어한다는 점이 공통된다. 즉, 닭의 머리가 될지언정 용의 꼬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다. 물론 로마의 삼두정치와 같이 세 사람이 선대위를 지휘할 수도 있지만 사사건건 부딪히게 되면서 선대위가 산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치권에서는 세 사람이 선대위에 있게 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세 사람의 신경전 때문에 선대위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역할 분담을 나눈다고 해도 세 사람의 성격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면서 세 사람 모두 주도권을 장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쉽게 조율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지지율 1위를 달릴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겠지만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다면 그때부터 책임론이 제기가 되면서 서로를 향해 총질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윤 후보가 정치적 경험 미숙이 선대위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뿐만 아니라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 설정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사무총장을 권성동 의원으로 교체하면서 사실상 이 대표는 이빨 빠진 호랑이다. 현재로서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이 대표가 참고 있는 형국이지만 만약 지지율이 빠지게 된다면 이 대표가 윤 후보를 저격하고 나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물론 정권교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쉽게 저격하지는 않겠지만 이 대표가 그동안 윤 후보에게 받아온 수모를 생각한다면 언제 어느 때 돌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윤 후보로 정권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면 이 대표가 윤 후보를 저격할 수도 있다. 그만큼 조직 관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어떤 조직이든 조직관리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치권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워낙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에 조직관리가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비교하기도 한다. 민주당은 선대위를 출범시켰지만 한 달 가까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고, 이로 인해 민주당 내부에서 각성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선대위는 한번 위기를 경험했고, 이것은 백신 효과가 생기게 된 것이라는 평가다. 매를 먼저 맞은 편이라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앞으로 더욱 똘똘 뭉쳐서 선대위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석열 선대위는 아직까지 위기를 맞지 못했다. 대선 본선이 본격화된 가운데 만약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면 윤 후보의 정치적 경험이 없는 것이 선대위를 우왕좌왕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지지율이라도 하락한다면 윤석열 선대위는 갈팡질팡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윤 후보는 조직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어떤 해법을 내놓을 것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윤 후보의 또 다른 변수는 ‘구설수’이다.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실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전두환 옹호 발언, 개사과 논란이나 무속인 논란, 그리고 주120시간 노동 등은 유권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내놓은 발언인데 그 발언이 구설수가 됐다. 이는 캠프와 제대로 된 협조 없이 자신이 즉흥적으로 내뱉은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대선 후보가 됐기 때문에 선대위와 조율을 해서 발언을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신이 생각나는대로 즉흥적으로 연설을 할 것이 아니라 정제된 원고를 바탕으로 연설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토론회도 마찬가지. 윤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토론을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선대위와의 조율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아직 윤 후보는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이를 제대로 컨트롤 해줄 선대위가 필요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본부장은

또 다른 난관은 ‘본부장’이다. ‘본인’, ‘부인’, ‘장모’와 관련한 의혹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0일 관훈토론회에서 “화천대유 대장동 문제와 소위 ‘본부장’이라고 그러죠? 본인의 비리, 부인의 비리 그리고 장모의 비리를 묶어 본부장 비리라고 부르던데 이거와 묶어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본다”는 말을 했다. 본부장을 본격적으로 꺼낸 것이다.

본부장 의혹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데 개략적으로 윤 후보 본인에게는 고발사주, 판사사찰 등이 있다. 윤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에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학력 위조 논란 등이 있다. 장모 최은순씨에게는 경기 양평군 아파트 개발사업 의혹 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의 본부장 의혹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면서 맹공을 퍼붓고 있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본부장 의혹으로 네거티브 공세는 이미 약효가 다했다는 평가다. 즉, 민주당이 본부장 의혹으로 윤 후보를 공격해서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부장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측은 본부장 의혹에 대해 집중공세를 펼 것은 아니라는 조언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부장 의혹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 경찰, 공수처에서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곧 중간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중간발표에서 본부장 의혹 중 하나라도 윤 후보와 부인 그리고 장모가 얽혀진 명확한 증거 자료가 나온다면 지지율은 출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야당 탄압 수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방어를 하려고 하겠지만 수사기관 세 군데에서 수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야당 탄압이라고 무조건 몰아세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빠르게 특검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특검 도입을 이야기했다. 국민의힘이 특검을 하자고 요구한 것을 이 후보가 받아들인 것이다. 따라서 특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특검이 논의가 되지만 특검이 과연 대선 기간 전에 출범을 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특검 대상과 누구를 특검에 앉힐 것인지 여부를 두고 여야의 팽팽한 싸움이 예고되기 때문에 이 싸움만으로도 대선 기간을 모두 보낼 수 있다. 따라서 윤 후보의 본부장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대선 기간 동안 밝혀지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경찰, 공수처의 중간수사 결과에 따라 윤 후보의 지지율이 출렁거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 시점이 12월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늦춰지게 된다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중간수사 결과 발표 시점을 늦어도 12월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다음달 여론조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2월 여론조사가 3월 대선까지 그대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홍준표-윤석열 ⓒ뉴시스
홍준표-윤석열 ⓒ뉴시스

홍준표 변수는

윤 후보의 또 다른 난관은 ‘홍준표 의원’이다. 민심에서 승리했지만 당심에서 패배한 홍 의원은 대선 경선 결과에 승복하면서 ‘백의종군’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해단식에서는 윤석열 선대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게다가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을 생각도 없다고 언급했다.

그 이후 홍 의원은 독자행보를 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을 개설해서 청년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2027년 대선에 재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대권 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윤 후보가 2022년 대선을 위해 뛰고 있는데 홍 의원은 벌써 차차기 대선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윤 후보에게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같은 편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차기 대선이 아닌 차차기 대선을 언급하고 다니는 것은 스포트라이트를 윤 후보가 아닌 홍 의원이 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대선 기간 내내 홍 의원이 SNS를 하거나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두고두고 ‘차치기 대선 출마’ 이야기가 나오면서 윤 후보에게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홍 의원이 유세차량에 올라서 마이크를 잡을지 여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게 된다면 윤 후보로서는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 가능성은 매우 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홍 의원이 윤 후보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홍 의원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청년의 질문에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계속 심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홍 의원은 “정권교체는 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윤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 소식을 듣고 난색을 표했다. 당 안팎에서는 당 차원에서 징계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경선 후유증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경선 후유증으로 치부하기에는 홍 의원의 언행은 윤 후보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 이는 대선 기간 내내 윤 후보에게는 아픈 손가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당 차원에서 징계를 내린다고 해서 홍 의원이 ‘할 말을 안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다. 홍 의원은 어떠한 외압에도 자신의 소신을 그대로 이야기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이유로 ‘홍카콜라’라는 별명을 얻었고, 2030세대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윤 후보는 홍 의원과 손을 잡지 않는다면 이번 대선은 쉽지 않은 대선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윤 후보는 계속해서 홍 의원과 접촉을 하려고 하지만 홍 의원이 계속해서 윤 후보의 전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청년의꿈’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것은 홍 의원은 자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홍 의원 자신의 차차기 대선을 위해 발로 뛰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홍 의원이 윤 후보의 선대위에서 활약을 한다면 그것은 윤 후보의 당선이 아닌 홍 의원의 차차기 대선을 위해 뛸 것으로 예측된다. 홍 의원이 윤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2030세대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윤 후보의 가장 아킬레스건은 바로 2030세대 표심이다. 윤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2030세대에서는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홍 의원이 자신을 지지해주는 것을 원하고 있다. 그래야만 2030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의 행보는 이처럼 2030세대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들 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라도 윤 후보는 홍 의원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대선 기간 내내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홍 의원이 쏟아낸다면 윤 후보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홍 의원 스타일로 볼 때는 계속해서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아직 선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주요 변수는 언제든지 출현하기 마련이다. 그것을 어떤 식으로 극복해내느냐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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