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본선 경쟁력에 의문부호, 경선에서 어떤 영향을
전두환 옹호·개 사과 논란으로 호남에서 지지율 하락
호남 당원들로부터 항의 빗발, 수습 방안 모색해야
전화 ARS 본인 인증으로 어르신 당원들 투표 곤란
호남 지지율 하락이 대선 본선에 영향 미칠 가능성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가 호남에서 한 자리 숫자의 지지율을 기록한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윤 후보의 대선 본선 경쟁력에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는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이 지역 민심에 불을 당긴 것이다. 대선 본선 경쟁력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것은 대선 경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홍준표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 속에서 윤 후보가 호남에서 지지율 한 자리 숫자를 기록하면서 대선 경선이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호남에서 한 자리 숫자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대선 경선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싸움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찍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벌인 ‘이재명 대 홍준표’ 가상 양자대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대 윤석열’ 양자대결에서 이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각각 45.8%, 35.7%를 기록했다. ‘없음’은 15.8%, ‘모름·응답거절’은 2.4%로 나타났다. 2주 전 같은 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43.0%)를 상대로 40.4%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밖(10.1%p)으로 격차가 커졌다.

한편, 이 후보는 41.9%, 홍준표 후보는 39.3%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없음’은 15.8%, ‘모름·응답거절’은 2.8%였다. 오차범위 내 격차를 유지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조사는 유선(12.6%)·무선(87.4%) 전화 인터뷰로 실시됐으며 표본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및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7.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호남 지지율이다. 윤 후보는 호남에서 9.9%를 획득했고, 이 후보는 73.8%를 기록했다. 호남에서 이 후보에게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호남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이 후보 쏠림 현상이 발생했고, 윤 후보는 충격적인 한 자리 숫자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는 민심이 험악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원희룡 대선 경선 후보는 최근 라디오방송에서 자신에게 광주 지역 당원들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언했다. 그만큼 민심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두환 옹호로 타격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이 충격적인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윤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원 후보가 호남 당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다고 전했는데 이것은 비단 원 후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대선 본선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윤 후보가 아니라 다른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선 승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가 조만간 광주를 방문하겠다고 했지만 분노한 민심을 과연 달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때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인 서진 정책을 추구했다. 서진 정책은 더불어민주당의 동진 정책에 맞서 김 전 위원장이 만든 정책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영남 구애를 시작하면서 끊임없이 영남 지역에 후보를 내고, 영남 대통령까지 배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부산·경남에서 남다른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도 호남에서 의석을 배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호남을 찾아가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사죄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윤 후보가 이런 국민의힘 노력을 한방에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두환 옹호 발언은 깔끔하게 사과를 했다면 단순히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깔끔하지 못한 사과가 되면서 오히려 논란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대선 본선 경쟁력은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후보가 과연 대선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냐는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이것은 대선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민일반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다소 앞서지만, 당원 투표에서는 윤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 경선은 국민일반여론조사 50%와 당원 투표 50%이기 때문에 어떤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인해 윤 후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현재 윤석열 캠프에 많은 의원들이 합류를 했다. 이것은 그만큼 조직표가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국회의원들은 “옛날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국회의원들이 “누구 찍으라”고 하면 과거에는 국회의원에 소속된 조직들이 국회의원들 말대로 특정 후보를 찍었지만 최근에는 국회의원들이 “누구 찍으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후보를 향해 투표하는 이른바 소신투표를 한다.

때문에 윤 후보가 많은 국회의원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과거와 같은 조직표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당원투표 중 전화 ARS투표에서 본인 인증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으면서 윤 후보로서는 머리가 더욱 아파지는 상황이다.

이에 윤 후보 측은 어르신들의 투표방해 책동이라고 규정했다. 윤 후보 측은 전화 ARS투표는 사전에 등록된 책임당원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책임당원 여부를 먼저 확인한 후 투표 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에 본인인증 절차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절차를 복잡하게 해서 어르신 당원들의 투표를 낮추게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 윤 후보 측의 주장이다.

만약 본인 인증 절차를 당 선관위에서 받아들여진다면 윤 후보로서는 대선 경선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냐하면 윤 후보는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차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게 된다면 윤 후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60대 이상 어르신 당원들

가뜩이나 호남 지지율이 추락한 상태에서 60대 이상 어르신 당원들의 투표가 더욱 어렵게 된다면 그에 따라 윤 후보의 대선 경선은 빨간 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이런 추락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을 당장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국민의힘에게도 타격이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 후보를 향한 차가워진 호남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번져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후보의 호남 민심이 당으로 번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이유로 당 지도부에서도 적당한 시기에 호남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보여지고 있다. 다만 현재 대선 경선 과정이기 때문에 호남을 현재 방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대선 경선이 끝난 후에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위기를 윤 후보가 감지를 했는지 지난 28일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어 지지를 호소했다. 이를 두고 정치평론가들은 하나같이 영남 표심 집결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자신이 정권교체의 중심이 된다면서 자신으로 정권교체 돼야 문재인 정부를 심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결국 영남 표심을 자극하는 기자회견이다. 실제로 이번 전두환 옹호 발언이나 개 사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남 표심은 오히려 결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영남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전두환 옹호 발언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윤 후보가 대선 경선을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대선 본선 경쟁력이 현재 의문부호를 찍게 됐기 때문에 대선 경선 결과를 낙관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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