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누구 뽑을지 결정하지 못한 2030
지지 후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상황
공정 시각, 기성 세대와 달라 이해 필요
홍준표식 소통방식, 대선주자들 배워야

청년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 ⓒ뉴시스
청년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차기 대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20대 표심의 향방은 불투명하다. 아직까지 특별하게 후보를 정하지 않고 있으며 절반 이상은 현재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젊은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 대선주자들은 필사적이지만 2030세대의 표심을 잡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여야 대선주자들이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홍준표 현상을 연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차기 대선에서 2030세대 표심이 매우 중요하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지만 이들의 표심을 잡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20대 절반 이상이 내년 3월 대선 때 현재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여야 대선 주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2일~23일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에 대한 계속 지지 의향을 물은 결과 20대의 63.6%가 ‘다른 사람 지지로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연령층에 비해 다소 높은 수치다.

거꾸로 ‘계속 지지할 것 같다’는 응답은 20대에서 35.5%로 가장 낮았다. 그만큼 20대에서 정치란 ‘생물’과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동시에 좌우 이념과도 무관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6313명에게 통화를 시도, 1011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16%다. 유·무선 전화 인터뷰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무선 88.3%, 유선 11.7%다. 표본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및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올해 10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방식으로 가중값을 산출 및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이유로 2030세대에 현재 여야 대선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 선대위에서도 2030세대에서 자신의 후보가 다른 경쟁 후보에 비해 높게 나왔다고 해서 기쁠 수도 없고, 거꾸로 나왔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분주히 뛰는 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2030세대의 현재 심정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다면 그들로부터 표심을 얻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뉴시스
채용박람회 부스 ⓒ뉴시스

미래 보이지 않아

현재 2030세대의 심정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흑’을 걸어가는 것과 같다. 4050세대는 그마나 1980년대 3저(저유가·저금리·저달러) 호황 이후 1990년대 고도성장의 시기를 겪었다. 그때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취업을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현재 2030세대는 취업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시기이다. 이력서 100장을 써내려가더라도, 스펙을 100여개를 쌓아두더라도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치열한 경쟁을 해도 살아남을까 의구심을 품어야 하는 세대가 바로 2030세대이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미래가 과연 있을까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취업을 하고 난 후에도 마찬가지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에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나와 함께 가는 동반자’가 아니라 ‘내가 경쟁해 이겨야 하는 사람’인 셈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처럼 ‘말’이 자기 자신이고 상대방이 죽어야 모든 것을 혼자 독차지할 수 있다.

그런 경쟁 속에서 누군가 특혜로 취업을 했다면 그것은 불공정이 된다. 그들은 오징어게임 속의 게임 룰을 깨고, 456억원을 획득해서 참가자 모두 골고루 나눠가질 생각은 하지 않고, 456억원 혼자 독차지하는 것을 생각한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볼 때 그것은 공정하지 않는 것이지만 2030세대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공정한 것이다. 대신 게임 룰을 어긴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불공정한 것이다.

조국 사태도 이런 인식에서 기인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과 아들의 입시 특혜 의혹은 그들의 시각으로 볼 때는 불공정한 것이다.

젠더 갈등도 여기서 기인을 한다. 만약 그들에게 취업의 문이 좀 더 넓고 취업이 좀 더 쉽게 이뤄졌다면 젠더 갈등은 다소 약화됐을 것이다.

하지만 경쟁을 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남성은 여성을 돕고, 여성도 남성을 돕는 그런 동반자 관계를 만들 수가 없다. 상대 성별이 경쟁에서 탈락해야 자신의 성별 속에서 자신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이유로 젠더 갈등이 좀 더 증폭된다.

젠더갈등은

기성세대 눈으로 볼 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계속 상승하고, 선진국에도 진입을 했기 때문에 복지 정책을 좀 더 촘촘히 해서 이들의 경쟁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공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2030세대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은 불공정한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고 하지만 그 배려로 인해 자신의 이익이 침해 당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이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볼 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해 비정규직의 인권을 좀 더 보호하고 강화하는 것이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2030세대에게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함으로써 자신의 기회가 박탈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의 남북선수단 구성 역시 마찬가지다. 한반도 평화 조성이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남북공동선수단을 꾸리는 것은 ‘공정’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2030세대의 눈으로 볼 때 그로 인해 선수단에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가 생기기 때문에 불공정한 것이다.

즉,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공정과 2030세대가 바라보는 공정의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이런 점에서 2030세대가 여야 대선 주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성세대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20대와 30대가 바라보는 시선은 또 다르다. 20대는 취업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취업과 관련된 공정을 따진다. 앞서 언급한대로 조국 사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 인국공 사태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30대만 돼도 일단 취업에 성공을 하면서 ‘내 집 마련’에 들어간다. 30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는 과도한 대출 규제로 인해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가장 분노했던 지점은 바로 LH 사태이다. 자신이 속한 직장 내에 비밀 정보를 이용해서 부동산 투기를 한 것에 대한 분노가 쌓이면서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20대와 30대가 느끼는 분노의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대가 느끼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은 ‘불공정’이다.

이런 이유로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를 향해 외치고 있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일부 어른들은 ‘라떼는 말이야(‘나때는 말이야’를 풍자한 표현)’라면서 자신의 경험담 혹은 무용담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을 위로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니 2030세대에 먹혀들어가지 않는다.

ⓒ뉴시스
2019년 9월 3일 당시 자유한국당 전 대표였던 홍준표 의원이 국립창원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청년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세대갈등

이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는 자신이 판단하는 기준이 ‘정답’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2030세대에게 강요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면서 세대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물론 세대갈등은 어느 시대이나 존재했던 갈등이다. 하지만 최근과 같이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다른 것은 드물었다.

여야 대선 후보들도 이에 대한 고심이 깊다.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해야 2030세대의 표심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에게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 의원은 대선 경선 동안 2030세대의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대선 경선 이후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을 현재 운영하고 있다.

2030세대가 홍 의원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딱 하나이다. 그들의 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를 통해 끊임없이 2030세대와 소통을 했다.

2030세대는 홍 의원의 공약이나 비전 혹은 정책 등이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2030세대의 마음을 읽고 위로해준 정치인이 없었다는 점에서 홍 의원에게 열광을 하고 있다.

특히 청년의 꿈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청년들과 직접 소통을 하면서 청년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청년을 위한 정책이나 비전 그리고 공약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청년들이 현재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그 고민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고 듣고 그에 걸맞는 해법을 함께 찾아 가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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