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버스 출발하면서 갈등 격화
윤석열 선제공격에 홍준표 발끈
긍정·부정적 효과 혼재 분위기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분위기가 격화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잠잠했던 범야권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2위 홍준표 의원의 싸움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두 사람의 경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예상보다 과도한 신경전 양상을 보이면서 과연 두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주로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비판하면 윤 전 총장은 응대를 하지 않은 편이었지만,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자 윤 전 검찰총장이 선제공격을 하는 상황이 됐다.

경선 전 포문 열었던 홍준표

홍 의원은 경선 후보 등록 전부터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주로 윤 전 총장이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검증이 필요하다며 토론에 참여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별다른 응대를 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을 상대하기 보다는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더 중요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고 경선버스가 출발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윤 전 총장 측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경선 룰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홍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집어넣자고 하는 것은 홍 의원을 의식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그러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 영유아 살해 사건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최근 흉악범 사형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이 갈등 양상을 드러냈다.

두테르테 논란으로 확전

홍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성폭행 살해범의 기사를 공유하며 “대통령이 되면 사형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이 사법절차를 무시하고 마약사범들을 즉결 처형해 논란을 일으킨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빗댔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의 언급에 대해 “행정의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에 관한 사법 집행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좀 어떻게 보면 두테르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윤 전 총장은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며 “보수진영 인사 1천여 명을 무리하게 수사하고 5명을 자살케 한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그걸 보고 어이가 없는 게, 사형 판결이 확정 난 사람을 집행하겠다는데 거기에 왜 두테르테가 나오냐. 필리핀 독재자 두테르테가”라면서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얘기 한마디만 하면 다들 벌떼처럼 말씀하신다”며 역시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다른 나라 정상을 빗대서 비판을 한 것에 대해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신경전도 격화되는 분위기다.

둘의 싸움, 긍정? 부정?

두 사람의 싸움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두 사람의 싸움은 일단 경선 흥행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경우 초반만 해도 흥행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이른바 ‘명낙대전’을 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흥행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있다. 마찬가지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싸움이 흥행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두 사람의 싸움은 유승민 전 의원이나 하태경 의원 등 다른 경선 후보들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의 싸움이 격화되면서 경선 후 지지층끼리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두 사람은 대선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고 하겠지만 지지층이 경선 결과를 승복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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