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의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사진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아파트에 이어 이제는 단독주택에서도 투명 페트병의 분리배출이 의무화되는 가운데, 분리배출 과정 중 라벨 제거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는 다수의 소비자 의견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6개월 이내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대상 인원의 70.6%(706명)가 분리배출 과정에서 ‘라벨 제거’가 가장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 중 64.3%(643명)는 분리배출 시 보조도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54.1%(348명)는 보조도구로 ‘라벨 제거봉’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또 20대 성인남녀 30명과 함께 수축라벨 음료 페트병 20종을 대상으로 절취선이 라벨 분리에 도움이 되는지를 평가한 결과, 분리 용이성은 5점 척도 기준 ‘2.82점’으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기준’은 투명 페트명 라벨의 절취선 유무만으로 ‘재활용 보통’ 등급을 부여하는 만큼 분리 용이성은 등급 산정에 고려되지 않는다. 따라서 절취선이 있는 평가대상 음료 20종은 모두 ‘재활용 보통’ 등급을 받았으나, 이 중 8종을 제외한 12종의 음료는 분리 용이성이 3점 미만으로 절취선이 라벨 분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라벨의 분리 용이성은 페트병의 모양과 굴곡, 절취선 타공의 크기, 타공 간격, 라벨 두께 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이번 평가 결과에서는 타공의 세로 길이(절취선 방향 길이)가 길수록 분리 용이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분리배출방법에 대한 조사 결과 대상 소비자 중 평균 26.3%(263명)가 잘못된 방식으로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페트병에서 제거한 라벨’을 투명 페트병 전용수거함이나 플라스틱 수거함 등에 잘못 배출하는 경우가 44.0%(44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투명 플라스틱 아이스컵’이나 ‘투명 페트팩’을 투명 페트병 전용수거함 등에 잘못 배출하는 경우가 각각 32.1%(321명)와 31.7%(317명) 순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거주지의 분리수거 공간에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정보가 안내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44.5%(445명)가 관련 안내가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공동주택(79.6%, 398명)보다 단독주택 등(31.4%, 157명)에서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낮아 단독주택 등의 거주자에게 분리배출 관련 정보를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사업자들에게 라벨이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용기 구조 및 절취선 개선과 함께 소비자 친화적 무라벨 제품 출시 확대 등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오는 25일부터 전국 원룸과 빌라 등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한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 다만 정부는 원룸촌·다중이용시설 등 투명 페트병을 따로 버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많은 만큼, 1년간은 단속 대신 계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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