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신한·하나금융, 빅테크 등장에 ‘플랫폼’ 강조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아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 수장들은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며 지난해에 이어 ‘디지털 혁신과 전환’을 핵심과제로 내세우는 한편 ‘플랫폼’의 진화를 강조했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을 실행하기 위해 대인호변(大人虎變)의 자세로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라며 “최고의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힘차게 도약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KB스타뱅킹’의 역할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확대를 약속했다. 윤 회장은 “KB스타뱅킹을 그룹의 슈퍼앱으로 자리 잡도록 하고 계열사의 앱들과 상호 연계 보완을 강화하도록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는 2022년을 대도약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은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올해 경영목표로 수립했다”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6대 경영전략을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이상 디지털은 금융에서도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본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우리금융은 자회사들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를 과감히 혁신하고 그룹 차원에서 M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일상 속 우리금융을 먼저 떠올리도록 움직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도 디지털 플랫폼 차별화를 강조했다.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인터넷 은행과 빅테크 계열 금융사들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라며 “고객은 이제 금융사의 규모와 수익이 아닌 경험의 가치에 움직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룹 디지털 플랫폼 전반을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운영한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빅테크,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앞서 나가자”라고 독려했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강점의 레벨업’, ‘디지털 퍼스트’를 내세웠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의 시가총액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두 회사의 시총 합산액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며 “굉장히 비합리적인 결과이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수많은 변화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경쟁의 대상이 누구인지 불분명할 정도로 업의 경계가 사라져 간다”라며 “그룹의 디지털 핵심기반부터 재설계해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더욱 강화해 금융의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로 나아가는 여정을 지속한다면 완전히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익 기반 확대, 비금융사업의 성과 창출 등도 강조하며 진행해 온 사업을 연속성 있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