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자강론, 洪-安 없이도 이긴다?
안핵관 만난 홍준표, 안철수 칭찬 이어가
서로 돌파구 마련 필요한 시점에 만났다
두 사람은 향후 어떤 행보 보일지 주목돼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관계로 나아갈 듯

ⓒ뉴시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갈등을 보이고 있는 홍준표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선대위원회 고위 인사를 만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실상 윤 후보 선대위 합류가 불발된 홍 의원으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안 후보 측 고위 관계자를 만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그것은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최진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만났다. 최 위원장이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 홍 의원 사무실을 찾아 30분간 비공개 회동을 한 것. 

아울러 자신의 책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를 홍의원에 선물하기도 했다. 이번 만남은 최 위원장이 먼저 홍 의원에게 연락해 성사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위원장은 이번 만남에 대해 자신은 정치 초년생이고, 홍 의원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정치인이니 인사차 방문했다면서 정치적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이날 최 위원장이 홍 의원을 방문한 것은 정치적으로 해석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고 있다.

홍 의원과 안 후보 둘다 최근 들어 정치적으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안 후보는 한때 지지율이 10%를 넘어 20%를 향해 달려갔지만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을 하면서 지지율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지지율을 다시 반등 시킬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최 위원장이 홍 의원을 만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홍 의원이 2030세대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최 위원장이 홍 의원을 만나 2030세대의 구애에 대한 조언을 들었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안 후보가 홍 의원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회동이 아니었냐는 추정을 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2위를 했던 홍 의원이 보수층에서는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 후보가 홍 의원과 손을 맞잡는다면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안 후보 측 사람인 최 위원장이 홍 의원을 만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홍준표의 난관

홍 의원 역시 최근 윤석열 후보를 만났지만 재보선 공천 갈등이 표출됐다. 자신은 윤 후보와의 만남에서 전략공천을 제언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른바 윤핵관들은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크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이 크게 대노하고 결국 선대위 합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홍 의원은 대선판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

이런 의미에서 최 위원장을 만난 것은 안 후보와 손을 맞잡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홍 의원은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준석 대표가 대구시장이 아닌 험지에 출마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홍 의원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 의원이 안 후보와 손을 잡게 되면 대선판은 아니더라도 일단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안 후보와 손을 잡게 된다면 직접적으로 선거운동을 취하는 방식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최근 들어 “차라리 출당시켜라”고 할 정도로 국민의힘에 애정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이유로 홍 의원이 계속해서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으며, 최 위원장을 만난 직후 안 후보에 대한 칭찬을 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은 자진해서 탈당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아마도 안 후보를 칭찬하는 방식으로 안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 의원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당 지도부가 출당 조치를 내려서 출당을 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정계개편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계개편도

다만 홍 의원의 최대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정권교체이기 때문에 윤 후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안 후보 역시 홍 의원의 측면 지원에 대해 크게 반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이 직접적으로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간접적으로 칭찬하는 정도의 선거운동 지원으로는 마음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 의원과 안 후보의 연합설은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는 수준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윤 후보는 안철수-홍준표 연합설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윤 후보의 최근 지지율만 살펴볼 때 안 후보나 홍 의원이 없어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계속해서 단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윤 후보가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만약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을 한다면 보수층에서는 안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계속 나오겠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굳이 안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재 윤 후보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계속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상황 속에서 후보 단일화 이야기를 꺼낸다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기 때문에 윤 후보로서도 단일화를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략적 판단이다.

다만 홍 의원과의 관계는 풀어야 한다는 숙제는 안고 있다. 그러나 부인 김건희씨가 7시간 통화 녹취록을 통해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고 주장을 하면서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

이에 대해 윤 후보가 사과를 했지만 부인인 김씨가 직접 사과를 하지 않는 이상 두 사람의 감정이 풀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렇게 되면 원팀은 사실상 물 건너 가게 된다. 이는 보수층의 분열로 이어진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기 때문에 원팀이 되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지지율이 곧 득표율이라는 보장은 없다.

단일화 꺼내지 않는 尹

즉, 지지율은 단순히 여론조사를 통해 살피는 것이고, 득표율은 투표 당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했느냐가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보수층이 분열된다면 그로 인해 투표율이 저조해지게 되고, 그것은 득표율이 저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윤 후보의 가장 큰 숙제는 자신에게 충성스런 지지층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계속해서 홍 의원과의 갈등을 보인다는 것은 어려운 난관에 봉착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홍 의원이 안 후보 관계자를 만났다는 것은 앞으로 정치권의 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 의원과 안 후보가 손을 잡게 된다면 보수층은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윤 후보 측은 홍 의원의 행보에 주목을 하고 있다.

홍 의원의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는 “차라리 안 후보를 지원하라”는 글들이 보이고 있다. 윤 후보 비토하는 지지자들이 홍 의원에게 윤 후보를 지원할 것이 아니라 안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홍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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