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vs 친낙의 게임, 4선 중진의 능력은
우상호 비대위, 10일 출범...숙제는 산적
친명 vs 반명 프레임, 계파 갈등은 여전
공천 룰 놓고 첨예한 갈등 불가한 상황
이재명 출마 저울질, 계파 갈등 어쩌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후 비대위가 공식 출범했다. 87년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날에서 당시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점에서 이날 비대위를 출범한다는 것은 남다른 일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중책을 안게 됐다. 아울러 8월 전당대회를 무사히 치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4선 중진이라는 직책이 과연 계파 갈등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상호 비대위

우상호 의원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연이은 선거 패배 이후 당은 계파 내홍에 휩싸였다. 이런 이유로 우상호 비대위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우상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한 비대위 구성안을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의결, 그 결과 92.7%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우상호 비대위는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끄는 신임 지도부가 됐다.

당무위에서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한정애, 박재호, 이용우 의원과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으로 구성된 비대위 인준안을 의결했다. 박홍근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여한다.

당 안팎에서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우 의원은 중진으로 잔뼈가 굵을 뿐만 아니라 여러 그룹 의원들과 소통하면서 계파 색이 상당히 옅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다보니 각 계파 별로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것을 내세우고 있으며,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해소해야 하는 것인지를 잘 파악하고 있다.

더욱이 선거 때만 되면 선거전략가로 이름을 날린 사람이기 때문에 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알고 있다.

다만 우상호 비대위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읽혀진다. 그것은 전당대회가 8월로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당대회 룰을 놓고도 계파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다.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10, 일반당원 5로 구성된 전대 투표 반영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의원의 투표 반영 비율이 높다보니 그로 인해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는 문제가 제기돼오고 있다. 대의원은 사실상 국회의원이 선출하는 자리이다 보니 국회의원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고, 이런 이유로 계파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을 낮출 경우 어떤 계층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높일 것이냐는 것이다.

간담회장 향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간담회장 향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공천 룰은

친명계는 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재명 의원의 지지층을 전대에 대거 참여시키려는 의도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이들은 아예 권리당원 50 국민여론조사 50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래야만 당심과 민심이 일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문계 인사들은 룰 변경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8월 전당대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룰을 변경하게 된다면 또 다시 공천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이고, 반문계가 사실상 대의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룰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 의원은 일단 예비출마자들끼리 합의가 있어야 룰을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괜히 룰 변경을 꺼냈다가는 공천 갈등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면 당은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숙제는 이재명 의원의 출마 여부이다. 이 의원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여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미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명계 인사들은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선에서 패배하고,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인이 당 대표에 도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2024년 총선도 연결되는 대목이기 때문에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누가 갖느냐는 것이다. 그때까지 전국단위 선거가 없기 때문에 8월 전대에서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총선 공천권을 이 의원이 쥐게 된다. 반명계 입장에서는 당 대표가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의원의 출마 여부를 놓고 친명과 반명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우 의원이 이를 중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의원 개개인의 출마를 비대위원장이 반대할 수도 찬성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출마

이 의원이 출마를 할 경우의 계파 갈등과 출마를 하지 않을 경우의 계파 갈등 등 경우의 수를 모두 따져서 그에 따른 계파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숙제가 되고 있다.

또 다른 숙제는 무너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0.7%포인트 차이를 패배할 정도로 지지층 결집이 이뤄졌지만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지지층은 뒤돌아섰다. 뒤돌아 선 지지층을 다시 되돌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하나의 구심점을 갖고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에 대해 어떻게 견제를 하고 2024년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발판을 어떤 식으로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지지층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지층이 대선과 지선을 거치면서 돌아선 이유는 민주당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야당이 됐지만 야당성을 제대로 갖지도 못하고 있으며, 계파 갈등으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지지층 사이에서는 “정신 못 차렸다”는 말이 이제는 입버릇이 됐다.

따라서 당을 어떤 식으로 혁신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관리형 비대위가 아니라 혁신형 비대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의 미래는 이런 것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윤호중 비대위가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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