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마트의 채소 코너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시내 한 마트의 채소 코너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올해 1∼5월 중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4.3% 상승하면서 큰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상반기와 같은 수준으로, 당분간 5%를 크게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21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향후 소비자물가는 공급 및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물가상황 전반 및 향후 물가흐름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매년 2회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3%대를 나타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중 4%를 넘긴 데 이어 지난 5월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했다.

품목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개인서비스(+1.37%포인트), 석유류(+1.15%포인트), 공업제품(+1.08%포인트) 순이었다. 

서비스물가의 경우 외식을 중심으로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가 크게 늘었다. 실제로 5월 외식물가 상승률(7.4%)은 지난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석유류가격은 3월 이후 30%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 중이다. 또 5월 가공식품가격 상승률(7.6%)은 지난 2012년 1월(7.9%)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올 2분기 들어 전기료와 도시가스요금이 인상되면서 오름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한은은 향후 물가여건에 대한 전망 또한 어둡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EU(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 제한, 중국 내 봉쇄조치 완화 등으로 국제유가의 상방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은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거리두기 해제, 추경 등으로 민간소비 회복흐름이 이어지면서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한은은 일부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부가가치세 면제 등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물가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마지막으로 한은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석유류,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5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하반기에도 원유, 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되고, 근원물가 상승률 또한 상당 기간 3%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