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인 실험, 실험으로 끝나나
당 대표? 최고위원?…출마설 파다해
모두까기로 친명-친문 모두 돌아서
세상과 소통하며 자기 정치 늘려나야

퇴장하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맨 오른쪽). [사진제공=뉴시스]
퇴장하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맨 오른쪽).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설에 휩싸였다. 8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 혹은 최고위원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 근거는 SNS 활동이다. 최근 들어 계속해서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 이는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명계를 겨냥한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낸데 이어 이번에는 친문계까기 겨냥하면서 친명계와 친문계 모두로부터 표적이 된 인물이 됐기 때문이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임박설은 현재 당 안팎에서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전해철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전대 출마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팬덤 정치에 취해 있는 사람은 오히려 박 전 위원장이라면서 전대에 출마를 해서 당원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다보니 당 안팎에서는 전대 출마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 최근 활발한 SNS 활동이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당 안팎 우려의 시선들

한 재선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이 현재 당에서 맡은 직책이 없기 때문에 SNS를 한다면 개인적인 자격으로 하기 때문에 당론이 될 수 없지만 전임 비대위원장이라는 신분 때문에 언론에는 마치 당의 여론인양 호도될 수 있다면서 SNS 정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언론이 받아쓰기 좋게 SNS를 할 뿐이지 실질적인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대에 출마를 하기 위해서는 자기 세력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당 안팎에 접촉면을 넓혀야 하는데 오히려 접촉면을 자꾸 좁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명계를 공식적으로 비판을 해왔던 박 전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팬덤 정치의 원조는 친문이라면서 친문을 비판했다. 그로 인해 친문계에서도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전대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면 친명계 하나만 비판을 하고, 친문계는 끌어안아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 정치적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대 출마를 생각한다면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등과의 접촉면을 넓혀야 하는데 두문불출이다. SNS 이외에 어떤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두무불출 박지현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만큼 속내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 박 전 위원장과 만남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대를 출마를 한다고 해도 득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위원장이 자신의 생각을 공감해주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SNS에서 나와서 대면 접촉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그런 환경을 제대로 조성해주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청년 정치인들이 마음껏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민주당이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오늘날 36세 당 대표가 된 것은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이야기하고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다수 국민의힘 사람들은 이 대표의 언행에 특별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청년 정치인이 불편한 언행을 보이면 그에 대한 견제가 이뤄졌다. 박 전 위원장이 팬덤 정치를 종식시키자고 제안을 하자 친명계 지지자들이 문자폭탄을 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청년 정치인들이 팬덤 정치의 공포에 갇혀서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민주당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현재 모습은 더불어민주당에는 별로 좋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다보니 박 전 위원장이 전대에 출마를 해서 당 대표든 최고위원이든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점차 친명계는 물론 친문계에서도 이른바 손절하는 분위기다. 물론 박 전 위원장의 ‘모두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청년 정치인의 성장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당내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박 전 위원장도 자신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안팎의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는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SNS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SNS는 SNS일 뿐

SNS는 말 그대로 SNS일 뿐이다. SNS를 당장 깨고 나와서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꿈을 완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덤 정치를 깨기 위해서도, 여성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도 세상 밖으로 나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갖고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 박 전 위원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아까운 청년 인재가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것은 박 전 위원장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에서 당 안팎에서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청년 때부터 국회의원을 했지만 청년 시절 기성 정치인들과 꾸준하게 소통을 하면서 자신만의 정치를 만들어나갔고, 급기야 1970년대는 40대 기수론을 통해 야당의 체질을 바꿔놓기도 했다.

단순히 SNS를 통한 세상과의 소통이 아닌 실제 세상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꿈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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