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이재명 당 대표 확정될 듯
비명계와의 관계 정립이 가장 큰 숙제

비호감 없애고 중도 확장도 해야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도 문제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출마했던 강훈식 후보가 사퇴하면서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오의 2파전 양상이 됐다. 하지만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을 확인하는 지역 순회 경선이었다. 강 후보의 득표를 무효 처리해서 이 후보의 득표율은 78.65%이고, 박 후보의 득표율은 21.35%이다. 압도적인 표차이로 이 후보가 앞서고 있다. 호남과 수도권 지역 경선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박 후보가 역전을 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보<br>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보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이대명(이대로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역 순회 경선을 하면 할수록 압도적인 표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용진 후보의 표차이가 50%포인트를 넘긴다는 것은 엄청난 표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명계가 선전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누적 득표율 28.22%를 기록해 1위를 거머쥐었다. 고민정(22.11%), 장경태(11.48%), 서영교(11.06%), 박찬대(10.68%) 순으로 2~5위를 차지했다. 비이재명계 윤영찬(7.73%), 고영인(4.57%), 송갑석 의원(4.15%)은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이대로 간다면 친명계가 당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비명계는 근심이 깊다. 당권을 친명계에게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나 무기력한 것이 현실이다. 기소 시 당원권 정지를 담은 당헌 80조 개정을 두고 친명계를 비판하고 있지만 개딸(이재명 의원 강성 지지층)과 친명계의 위력에 눌려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헌 80조 개정에 제동을 걸면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한 분위기다. 비명계는 남은 일정 동안 이 후보를 압도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하려고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사법리스크를 꺼내들면 되겠지만 자칫하면 내부총질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수위를 높일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대로 가면 비명계는 압살 당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읽혀진다.

남은 일정 동안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대장동 사건이나 김혜경의 법인카드 유용 등의 수사 결과에 기대야 하는데 자칫하면 인디언 기우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비명계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지지자 손팻말<br>
이재명 지지자 손팻말

당권 틀어쥔 친명

친명계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당권을 틀어쥔다고 해서 무조건 비명계를 압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핵심은 계파 갈등을 어떤 식으로 해소할 것이냐이다. 지난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 계파 갈등 상황에서 결국 비문계가 탈당을 하면서 국민의당을 만들었고, 그러면서 친문계의 더불어민주당이 탄생됐다. 친명계로서는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사태의 악몽이 있기 때문에 섣부른 계파 갈등 봉합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총선 공천이 있기 때문에 섣부른 계파 갈등 봉합은 공천 과정에서 또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이번 기회에 계파 갈등을 확실하게 잠재울 수 있는 그런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권을 장악하자마자 친명계는 2024년 총선 공천을 향해서 공천룰을 전면 개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공천권을 당 지도부가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확실하게 돌려주는 그런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비명계에서도 별다른 말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고민은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다. 이 후보는 현재 검찰의 수사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했다.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 사법리스크가 파다하게 퍼진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당헌 80조 개정을 시도하려고 했던 것이다. 당헌 80조 개정 움직임은 개딸들이 나섰고, 결국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도 이것을 수용해서 개정을 시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비대위가 제동을 걸면서 무산됐다. 그만큼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비대위는 ‘정치적 탄압’이라고 판단된다면 기소 시 당원권 정지에서 예외한다는 것을 내걸었다. 사실상 이 후보 방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이 후보나 친명계는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있다는 분위기다. 이 후보 자신은 각종 의혹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법리스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계속해서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수사를 해오고 있다. 그 수사가 언제 마무리가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만약 당 대표가 된 이후 수사결과가 나오고 기소가 된다면 당 대표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비명계는 곧바로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친명계로서도 사법리스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윤 정부 규탄 피켓 든&nbsp;이재명 후보<br>
윤 정부 규탄 피켓 든 이재명 후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이 후보의 비호감을 해소하는 것 역시 숙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대선 표차이가 0.7%포인트였다는 점에서 이 후보가 많은 득표를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이 비호감 대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의 비호감을 어떤 식으로 해소하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운명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이대로 간다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 후보의 비호감이 더불어민주당에 투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몰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비호감을 상쇄시키고 호감을 끌어올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호감도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더불어민주당도 상당한 고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나 친명계 모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중도 외연을 어떤 식으로 확장을 하느냐와 함께 개딸로 대표되는 ‘홍위병’과의 관계 설정과도 연결된다. 친명계가 당권을 장악하게 된다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 바로 ‘개딸’이 완장을 차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개딸들이 부르는 이른바 ‘수박(겉은 파란색이고 속은 빨간색 즉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국민의힘인 사람들)’들을 향해서 완장질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비명계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이 후보와 친명계가 추진하려는 정책에 비명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면 개딸들은 곧바로 문자폭탄 등등을 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야말로 홍위병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경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외연확장의 방해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친명계가 개딸들과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정립해 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계속해서 친명계는 “문자폭탄 좀 받을 수도 있지”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거꾸로 친명계 인사들도 이 후보와 조금만 반대되는 목소리를 낸다면 곧바로 수박으로 낙인이 찍히면서 문자폭탄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 개딸들이 수박을 몰아낸다면서 비명계를 숙청한 후 친명계에서도 수박을 색출하려고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당에서 남아있을 인사들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개딸들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중도 확장을 위해서는 개딸들과도 결별을 할 각오를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만큼 개딸들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개딸과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후보가 개딸과 거리두기를 하겠다고 밝히기라도 한다면 개딸들이 과연 가만히 있겠냐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개딸과 이 후보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정립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고민은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이다. 이 후보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된다면 영수회담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현안에 대해 깊은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계속해서 영수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는 자신의 입지를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아무래도 야당 대표로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은 언론의 주목도를 높이는 것이 되는 것이고, 이는 대선 후보로 한 발짝 다가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 후보로서는 2024년 총선 승리라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윤석열 정부와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다. 이는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강한 야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정체성이 명확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윤석열 정부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칫하면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원래 날개는 좌우 양쪽이 비등해야 한다. 그런데 야당이 오히려 더 커진다면 그에 따른 반발 심리가 작동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 만약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40%대에 머물고 있다면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강한 야당의 깃발을 올릴 수 있지만 계속해서 20~30%대의 지지율을 보인다면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강한 야당의 깃발을 올리는 것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경제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br>
지난 7월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경제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

양자대결 득실은

또 다른 문제는 윤 대통령과 이 후보의 양자 대결의 모습으로 비쳐지게 된다면 보수와 진보로 나뉘게 되면서 오히려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된다는 점이다. 즉, 윤석열 대(對) 이재명 구도가 된다면 여권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여권 내에서는 오히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후보는 이 후보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윤 대통령과의 대결 국면을 어떤 식으로 돌파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칫하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시험대가 9월 정기국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때 얼마나 개혁입법을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총선 당시 유권자들이 180여석의 의석을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준 것은 개혁입법을 처리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혁입법 처리에 주춤하면서 지지자들이 많이 실망했고, 그것이 결국 정권을 빼앗긴 상황이 됐다는 것이 개딸들의 논리이다. 이런 이유로 9월 정기국회서 개혁입법을 얼마나 처리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는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과의 관계와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현재 내홍에 빠지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 문제는 비대위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여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야당만 움직인다고 될 일은 아니다. 그것은 자칫하면 입법 독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여러 가지 고민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어떤 색깔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민주당의 색깔이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었다. 거대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비대해졌을 뿐이지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나약한 존재에 불과했다. 거대하면서도 일사분란하고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가 함께 공존하는 그런 정당이 돼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유권자들은 실망을 했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이재명의 민주당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유권자들에게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당이 더욱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의 고민은 전당대회 너머에 있다. 어떤 민주당으로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무엇보다 친명이 당을 장악했다는 반발심리를 어떤 식으로 누그러뜨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비명계가 공천 학살을 당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8월 28일 전당대회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출발이 되는 셈이다. ‘어대명’을 넘어 ‘이대명’으로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 후보의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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