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위기 외친 尹, 플랫폼 독과점 손대나
24일 카카오 관련자 줄줄이 증인 출석
안보 위기 실감한 윤석열 정부의 대책
카카오 문어발 경영, 이번에 제동되나
김범수, 국감 대책 마련은 과연 어떻게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회가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가 나타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을 국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진상 규명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핵심은 데이터 독과점을 통해 수익창출에만 몰두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냐는 것에 있다. 이런 이유로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태를 안보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플랫폼 독과점에 손을 대겠다는 입장이다.

심상치 않은 카카오 사태

오는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기술위원회는 종합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 최태원 SK 회장 이해진 네이버 GIO 등 6명이 증인으로 불렀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증인 신문 범위는 이번 서비스 장애 문제에만 한정하기로 했다”고 증인 출석 사유를 밝혔다. 정치권은 민간 데이터센터도 방송·통신 시설처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해 관리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과 독과점 수준인 플랫폼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제재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 등을 이번 화재 사건을 계기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런 이유로 국감장에서 독과점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열었고, 향후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 관련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조승래 의원이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카카오 등 주요 온라인 서비스와 이들 업체의 데이터 센터를 국가 재난관리 체계에 포함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치권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독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국가 기반 인프라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 국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범정부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는 빅테크·플랫폼 기업 규제와 맞물려 있다. 더군다나 윤 대통령은 “저는 자유시장경제 사고를 갖고 있지만, 그것은 시장 자체가 공정한 경쟁 시스템에 의해 자원과 소득이 합리적으로 배분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즉, 카카오의 독과점에 대해 공정위가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공정위가 주요 플랫폼 기엄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문제에 대해 한층 더 감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가 지난 1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등 국민 필수 플랫폼 통신서비스를 국가가 운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가 지난 1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등 국민 필수 플랫폼 통신서비스를 국가가 운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사이버 안보 위기

현대 사회에서는 사이버안보도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이것을 이번 화재 사태로 확인을 해줬다. 민간 데이터센터라고 해도 안보에 취약하게 되면 국가 기간 시설이 마비가 된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느끼게 한 것이다.

데이터센터가 화재에 취약하고, 그로 인해 나라가 마비가 됐다는 점에서 사이버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그에 따른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특히 카카오가 데이터 독과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과거 KT아현지사 화재로 인해 데이터 분산에 대한 정부의 요청이 있었고, 네이버 등 다른 플랫폼들은 데이터 분산에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데이터 분산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그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기회에 플랫폼 독과점에 대해 확실하게 철퇴를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통령실뿐만 아니라 여야 모두 각오를 다지는 분위기다. 따라서 이번 플랫폼 독과점 문제는 단순히 지나가는 태풍이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독과점 해결 방안은

다만 플랫폼 독과점에 대해 과연 깨부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것이다. 핵심은 ‘카카오톡’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의 연결이다. 카카오톡의 가입자 수는 5000만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을 바탕으로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연결되면서 그에 따른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 물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라인’이나 ‘우티’ 등 경쟁 채팅앱의 가입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이 될 뿐이라고 진단했다. 왜냐하면 대다수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아성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데이터 독과점 현상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플랫폼 독과점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핵심은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데이터를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수익구조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 배달앱이 카카오 사태로 인해 다른 채팅앱으로 갈아탔다고 해도 결국 카카오톡으로 또 다시 갈아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카카오는 천문학적인 보상 문제 때문에 휘청거리겠지만 이를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이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을 가입하는 등이 있기 때문에 카카오가 입을 피해는 상당히 적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로서는 국민적 여론이 장기화만 되지 않으면 무난히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24일 열리는 국회 국감이 카카오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카카오는 메신저를 중심으로 교통, 쇼핑, 금융 등 계열사 수가 8월 기준 무려 134개에 이를 만큼 문어발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개선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먹통 사태의 핵심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느라 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것에 있다”며 “화재는 언제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토록 무방비인 기업에 위기관리 매뉴얼이나 있긴 한 건지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국감장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면서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여론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 주목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정기국회는 플랫폼 독과점이 핵심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134개나 되는 사업을 법률로 강제해서 분산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럴 경우 법적 소송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의 제정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카카오 사태 때문에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뜨겁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규제라는 이유 때문에 온플법이 제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온플법의 제정 목소리가 장기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국감장에서 김범수 의장이 얼마나 막아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된다. 따라서 국감장에서 김 의장이 과연 어떤 대책을 발표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amp;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사용이 일시중단 되었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 사이트. [사진제공=뉴시스]<br>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사용이 일시중단 되었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 사이트. [사진제공=뉴시스]

분노 팽배 속 여론 향배는

그리고 그것이 과연 분노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수많은 잡음이 발생했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인해 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해야 했다. 2022년 초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2022년 중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란 등이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21년 8월 전화로 호출하는 대리운전시장에 뛰어들자 기존 대리운전 기업들의 큰 반발을 샀고, 같은해 10월에는 꽃배달 중개서비스와 미용실 예약서비스 카카오헤어샵 서비스를 철수해야 했다.

스톡옵션 논란도 발생했는데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2021년 12월 상장한지 1개월 만에 스톡옵션(행사가 5000원)으로 받은 주식 44만993주를 매각해 878억원 상당의 차익을 거두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올해 2월 실적발표회에서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6월과 9월에는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뒤늦게 시장의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에 큰 타격을 입혔다.

따라서 이번 국감에서 과연 김 의장이 어떤 것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카카오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현재 카카오는 엄청난 위기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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