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물의 길>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아바타: 물의 길>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투데이신문 서정인 기자】 2022년 코로나 19시대로 위기를 맞은 영화 산업계와 관객들에게 연말 선물을 주는 듯 13년 만에 영화 <아바타>의 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했다.

영화 <아바타>는 오늘날까지 전 세계 역대 흥행 1순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 천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기술의 혁신과 영상미를 선보였던 과거가 있었기에 얼마나 색다른 상상력을 선보일지 한층 기대하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러닝타임 192분, 3시간 12분 동안 한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부담감은 있었다. 하지만 13년을 3시간으로 요약해준 노고에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한 컷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숨죽여 영화를 감상했다.

13년 전에 개봉한 <아바타>는 광활한 자연과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에 쟁점을 두었다면, 속편은 가족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을 지키려는 제이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의 모성애,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자식들의 이야기로 꾸려졌다.

시간이 흐른 만큼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그 분위기를 읽은 제작진들은 가족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입양아, 외적인 차이, 인간의 무자비한 욕심 등 사회적 편견과 문제들을 스토리 전개에 자연스럽게 삽입했다.

무엇보다 CG 기술은 정말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영화 속 배경으로 설명되는 판도라 안에서 육지부터 시작해 바다로 들어가는 공간의 변화는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늘날까지 지구의 바다도 다 파악하지 못한 시점에서 자연에 대한 갈증을 모두 해소시키는 화면은, 스크린뿐만 아니라 호기심까지 가득 메워주었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영화계에 혁신을 일으켰던 <아바타>에 경의를 표하려 한다. 13년 동안 넘치는 시간으로 차곡차곡 찍어놓은 화면들이 아까워서 덜어내지 못했는지, <아바타: 물의 길>은 이미지만 뽐내는 영화였다.

&lt;아바타: 물의 길&gt;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br>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관객들은 새로운 것을 기대하며 극장을 찾았지만, 새로운 CG 기술만 참신했을 뿐, 예상가는 스토리로 답답한 전개에 아쉬움을 낳았다. 궁금해야 하는 스토리가 언젠가 한 번쯤 봤던 국내 신파 영화들과 겹치면서 긴장의 끈을 놓게 했다.

장남에게만 엄한 아버지 제이크(샘 워싱턴), 엄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안타깝긴 하지만 결국 제이크의 의견을 따르는 어머니 네이티리(조 샐다나), 절대 부모님 말씀을 듣지 않는 아이들까지. 13년 동안 기술의 발전은 상승했지만, 이야기를 발전시키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제이크의 가족이 그들이 속한 오마티카야 부족을 떠나고, 새로운 종족 멧케이나 부족을 만났을 때 진득한 눈빛 교환과 낙담한 듯한 고개의 끄덕임 한 번이면 서로를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일까. 반복적으로 나열되고 쉴 틈 없는 CG는 부족한 스토리를 메꾸기 위한 장치처럼 작용했다. 최고의 기술력을 뽐내는 영화라도 결국 완성은 ‘스토리’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lt;아바타: 물의 길&gt;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br>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2009년에 대한 회상으로 벌써 많은 관객이 영화를 예매하고 있다. 물론 경이로운 장면을 보기 위해선 영화관 관람을 추천한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관객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던 영화는 전작 <아바타> 만큼 손꼽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13년 동안 평가의 눈 또한 한 층 높아졌다. 기대로 가득 찬 선망의 눈빛으로 속편을 관람하러 갔다면 이제는 평가의 눈빛으로 변화하는 시점이 됐다. 

최고의 시리즈 영화가 될지, 단지 3D 체험형 영화가 될지는 앞으로에 달려있다. 관객들은 <아바타>를 처음 마주했던 경이로움을 추억하고 싶지, 높은 손익분기점을 넘었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앞으로 판도라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나비족처럼 영화 <아바타> 시리즈가 우리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길 희망한다. 꾸준히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려 하는 제작진들에게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관련기사

키워드

#아바타 #리뷰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