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의원, HUG 집중관리 악성임대인 30명 현황 공개

지난 22일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이 서울시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빌라왕’과 관련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2일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이 서울시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빌라왕’과 관련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빌라 1139채를 보유한 ‘빌라왕’ 임대업자 사망 이후, 전세사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중관리하는 다주택채무자 블랙리스트를 보면 ‘빌라왕’보다 더 큰 규모의 임대업자들도 있어 피해 확대가 우려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임대인에게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빌라왕’ 이외에도 임대인 사망으로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며 조직적 사기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HUG가 대위변제 절차를 밟으려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해야 한다. 그런데 임대인이 사망하면 통보를 할 수 없어 대위변제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지난 26일 HUG가 집중관리 중인 전세보증금 반환을 하지 않은 다주택채무자(악성임대인) 상위 30명의 현황을 공개했다. 박 의원이 HUG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30인이 촉발한 보증사고 규모는 지난달 기준 7250억원(3459건)에 달한다. HUG는 대위변제가 3번 이상 진행된 임대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갚지 않으면 집중관리 대상에 등록하고 있다.

‘빌라왕’으로 불리는 사망한 임대인 김씨와 관련된 보증 사고는 김씨 개인 명의와 김씨의 법인을 합해 171건, 334억원 규모다. 이 중에서 대위변제건수는 133건, 254억원이며 나머지 38건은 김씨가 사망해 대위변제가 중단됐다. 이는 HUG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 중 440명이 아직 전세 기간이 만료되지 않아 보증사고에 포함되지 않은 수치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주택채무자 중 사고건수가 가장 많은 사례는 임대인 박모씨로 계약한 293건에서 646억원의 보증금을 갚지 않았다. 2위는 이모씨로 사고건수 286건, 사고금액은 581억원이다.

이들 다주택채무자 상위 30명이 관련된 보증사고 피해는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사고건수는 3285건으로 전체 사고건수의 95%를 점하고 있다. 서울 1769건, 인천 728건, 경기 788건이며 특히 서울 강서구 화곡동만 사고건수가 736건이나 나와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임대인 등 5명을 전세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법인 관계자, 건축주, 분양대행업자 등 5명을 입건해 자금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26일 전세사기 의심거래들을 수사해 822명을 검거(360건)했으며 이 중 7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국토교통부가 수사를 의뢰한 전세사기 의심거래 106건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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