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알고 있던 모습과 많이 달라”
“우리나라 실태와 맞는지 고민 필요”
“복지혜택 큰 만큼 부작용도 안 작아”

박지우 작가. ⓒ투데이신문
박지우 작가.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우리가 스웨덴의 복지시스템을 부러워하는데, 사실 생각만큼 그렇게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북유럽에만 적용 가능한 ‘특수한 상황’이라는 걸 생각하면서 한국 실태와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복지천국 스웨덴’의 명암을 조명한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 저자 박지우 작가는 스웨덴 복지정책의 장·단점에 대한 설명에 앞서 이렇게 밝혔다.

박 작가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기업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스웨덴의 복지 환상과 실태’에 대해 여과 없이 풀어냈다.

무역회사에 근무하며 3년간 스웨덴에서 생활한 박 작가는 ‘완벽한 사회복지’를 의미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구호가 스웨덴에서는 ‘자궁(子宮)에서 무덤까지’라는 표현으로 쓰인다며 “그만한 대가에 따른 부작용도 크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무상복지 시스템이 장점도 많지만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복지국가에 대한 환상만 가지고 있을 게 아니라 다른 시각으로 보는 의견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쓰게 됐다”며 책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책 전문가나 정치인들이 제 책을 참고할 수 있다면, 일정 정도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는 연금 개혁과 관련해서 스웨덴 사례를 들며 “스웨덴의 연금 개혁은 15년에 걸친 전문가들의 노력과 여론 수렴을 통한 국민 설득 과정을 거쳤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작가는 또 ‘스웨덴의 청소년 자살률이 OECD 상위에 랭크 돼 있는 이유’를 “OECD 국 중 청소년 자살률 1~2위가 흔히 복지 천국이라고 불리는 뉴질랜드와 핀란드인데, ‘행복한 나라에서 불행하면 안 된다’는 강박 때문에 불행하고 우울해도 주변에 말도 못한 채 혼자 앓다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계 자료를 보면, 가정불화가 자살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학교 성적 스트레스는 많지 않은데 오히려 가정 문제나 친구 관계 문제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박 작가는 50%가량의 세금 부담에도 스웨덴 국민 70~80%가 만족하는 이유를 정부에 대한 신뢰와 ‘국민성’을 들었다. 그러나 “스웨덴 사람들은 소소한 것에도 만족하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며 “최근 스마트한 젊은 층에서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지우 작가는 또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스웨덴 교육에 대한 장단점도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진학률이 40%후반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고등학교 졸업만으로도 취업과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고, 사회 경력을 중요 시 하는 풍토가 깔려있기 때문”이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웨덴은 학생과 선생이 평등하다는 이념이 강해 선생님이 학생에게 훈계나 지시를 안 한다”며 “중·고등학교의 경우 한 반에 30명 정도 되는데 공부에 의욕을 가진 학생이 3~4명정도”라고 설명했다.

박 작가의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은 의료, 교육, 육아 및 연금까지 작가 자신이 스웨덴에서 생활하며 지인들의 직접 경험 내용 등을 토대로 서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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