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닛메이드사의 ‘오렌지 오리지널’과 ‘오렌지’ 주스 제품 혼동 유발
과일 과즙 함량 적고 저렴한 제품, 소비자 “제품명 보고 잘못 샀다”
소비자 단체 “비슷한 제품 후출시, 판매자 정확한 표기는 제조사 책임”

왼쪽부터 미닛메이드 오렌지와 미닛메이드 오렌지 오리지널 제품 사진. 오리지널 글씨와 병뚜껑 색 외에는 별개의 제품임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 [사진출처=판매 사이트 캡처]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미닛메이드 주스 살 때 주의하세요, ‘오리지널’ 아니면 밍밍해요”

코카콜라사의 유명 주스 브랜드인 미닛메이드의 오렌지 주스가 소비자 혼란을 야기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 판매되고 있던 ‘오리지널’ 제품과 함께 판매되고 있는 ‘그냥’ 오렌지 주스 때문이다. 

이 두 제품은 과일즙 함량도, 가격도 다르지만 겉모습이 흡사한 만큼, 일부 온라인 판매자들이 제품 사진과 설명을 오용하며 소비자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29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미닛메이드 브랜드의 ‘오렌지 오리지널’ 제품과 ‘오렌지’ 제품이 부정확한 표기와 제조사의 미흡한 안내 등으로 인해 소비자 오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46년 미국에서 출시된 미닛메이드 브랜드가 국내에 첫 상륙한 시점은 지난 2005년이다. 그간 주스 시장을 양분해 온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와 해태음료 썬키스트의 위상을 위협할 정도의 인기를 끌었는데, 이 배경으로 함량 높은 농축과즙의 진한 맛이 지목되기도 했다. 

이처럼 미닛메이드 주스의 진한 맛은 소비자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였고, 과일주스의 인기가 주춤한 현재까지도 선발주자였던 썬키스트를 제치고 연간 판매액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브랜드가 국내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단일제품이었던 오렌지주스도 과즙 함량에 따라 세분화됐다. ‘오렌지 오리지널’ 제품은 오렌지 농축과즙이 14%지만 추가로 출시된 ‘오렌지’ 제품은 오렌지 농축과즙 5.16%에 감귤 농축과즙 2.39%가 포함됐다. 과즙 함량을 낮춰 후출시한 제품의 경우 이른바 ‘저가 라인’인 셈이다.

문제는 이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은데다 제공되는 정보조차 정확하지 않아 두 제품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왼쪽부터 네이버몰과 쿠팡 일반 판매자가 미닛메이드 오렌지 제품명에 오리지널을 잘못 표기한 모습 [사진출처=각 사이트 캡처]
왼쪽부터 네이버몰과 쿠팡 일반 판매자가 미닛메이드 오렌지 제품명에 오리지널을 잘못 표기한 모습 [사진출처=각 사이트 캡처]

예를 들어 네이버 몰과 쿠팡, G마켓 등에서 ‘미닛메이드 오렌지 오리지널’을 검색했을 경우 제품명에는 ‘오리지널’이 포함되지만 제품 사진은 오렌지 제품이 올라와 있는 사례가 확인됐다.

심할 경우 제품명과 제품 사진에서 모두 오리지널 제품이라고 안내받고도 ‘오렌지’ 제품을 받은 경우도 존재했다.   

30대 여성 김모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판매자가 오리지널 제품이라고 해서 물건을 구매했지만 막상 받아보니 밍밍한 맛의 그냥 오렌지 제품이어서 항의했다. 그랬더니 당당하게 ‘오렌지 제품도 오리지널이라고 부른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두 제품의 차이를 모르고 구매한 소비자들은 더욱 황당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미닛메이드 오렌지 주스가 두 종류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고 토로하며, 심지어 후출시된 제품의 경우 오렌지 함량이 낮을 뿐 아니라 감귤즙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미닛메이드 오렌지 제품 판매 게시글의 리뷰에서는 “소비자가 헷갈리게 제품 사진을 올려놓고 저가 라인의 제품을 판매하는 수법”,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런 극혐 제품은 사라져야 한다, 이게 감귤 주스지 오렌지 주스냐”, “오렌지주스를 샀는데 감귤즙이? 그럼 귤맛 오렌지주스로 표기해라” 등의 불만이 포착됐다.

코카콜라 홈페이지에서조차 그냥 ‘오렌지주스’ 안내 없어…소비자 ‘분통’

해당 두 제품은 과일 과즙 함량에 차이가 나는 만큼 가격 차이도 엄연히 존재한다. 오렌지 제품의 개당 가격이 1000원대까지도 존재한다면 오리지널 제품은 2000원대가 마지노선 수준이다.

그러나 가격 경쟁이 활발한 온라인 판매 특성상 가격만 두고 제품을 구별하기는 어렵다. 상품 설명이나 겉모습에서도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두 제품의 경우 페트병 디자인과 오렌지 그림 등은 흡사하지만 병 뚜껑 색이나 ‘오리지날’ 표기 정도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으로 인해 개별 판매자들의 오표기가 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정작 제조사인 코카콜라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제조사 책임론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코카콜라 홈페이지에서는 미닛메이드 오리지널 오렌지주스만 확인될 뿐 오렌지주스에 대한 안내는 어디에도 없었다.

겉면에 오렌지주스로 표기됐음에도 오리지널이 아닌 제품에 감귤즙이 함유된 점도 소비자 불만의 주된 이유다. 다만 이 같은 경우에는 주 표시면에 성분명을 제대로 표기한 만큼 법적 위반 소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식품의 처리·제조·가공 시 사용한 원재료명, 성분명 또는 과실 등 여러 원재료를 통칭하는 제품명을 사용할 때는 해당 원재료명, 또는 성분명과 함량을 주 표시면에 14포인트 이상으로 표시하면 된다”며 “오렌지주스라고 해서 다른 과즙이 들어가선 안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미닛메이드 오렌지와 미닛메이드 오렌지 오리지널의 함량표. 오리지널 제품은 오렌지농축과즙이 14%인 반면 오렌지 제품은 오렌지농축과즙 5.16%, 감귤농축과즙 2.39%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제품정보 캡처]
왼쪽부터 미닛메이드 오렌지와 미닛메이드 오렌지 오리지널의 함량표. 오리지널 제품은 오렌지농축과즙이 14%인 반면 오렌지 제품은 오렌지농축과즙 5.16%, 감귤농축과즙 2.39%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제품정보 캡처]

오렌지주스 논란과 관련해 코카콜라 측은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 확대를 위한 추가 출시라는 입장을 내놨다.

코카콜라 관계자는“미닛메이드 오렌지 오리지널 제품이 국내에 먼저 출시됐으며 미닛메이드 오렌지 제품은 해당 제품 출시 이후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 확대와 브랜드 제품군 확장 측면에서 출시된 것”이라며 “해당 제품들은 과일 농축과즙 함량에 따라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렌지주스 외에도 포도주스 제품 또한 미닛메이드 포도 오리지널(포도농축과즙 16.3%)과 미닛메이드 포도 (포도농축과즙 6.49%)로 구분돼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 소비자 단체는 제조사가 비슷한 제품을 후출시 할 때는 무엇보다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김화린 정책팀장은 “일반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의 오렌지주스라고만 인식해 온 가운데 함량이 덜한 비슷한 제품을 후출시하는 경우에는 제조사가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개인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 공식 홈페이지에도 오인을 일으킬 수 있는 제품에 대한 부연 설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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