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모방·영업 활용 목적 ‘조직적 침입’ 주장
카카오VX “무단접속 사과…원만한 해결 원한다”

제1회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 ‘을(乙)들의 아우성’ 행사에서 참석자들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제1회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 ‘을(乙)들의 아우성’ 행사에서 참석자들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스타트업들에 대한 대기업의 기술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 피해를 증언하는 자리가 열렸다. 이를 통해 스마트스코어 측은 카카오VX로부터 자사 관리자 시스템 해킹 시도 등이 있었다고 토로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지적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와 조승래·윤영덕·이용빈 의원실,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등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 등을 주제로 제1회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 ‘을(乙)들의 아우성’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대기업들의 불공정 행위로 인한 스타트업들이 피해를 입는 실태를 확인하고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소기업들의 기술침해 피해건수는 280여건, 피해액은 2827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특허소송에서 중소기업의 패소율은 75%에 달한다.

이에 대해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측은 ▲계약체결 전 기술 탈취행위 보호 미흡 ▲분쟁조정제도 실효성 미비 ▲손해액 산정의 어려움 ▲입증 곤란 ▲기술탈취 방지 및 보호 관련 법률 및 소관부처 산재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날 알고케어 정지원 대표와 스카이텍 박희민 대표, 스마트스코어 박노성 부대표 등이 피해증언을 했다. 이들 중 스마트스코어는 지난 2월 카카오VX에 대해 부정경쟁행위 등 금지청구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제소한 상태다. 관련해 박 부대표는 카카오VX가 솔루션 유사성과 무단도용 및 조직적 모방, 해킹을 통한 무단 침입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부대표는 카카오VX 측이 자사 관리자 페이지에 무단 접속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10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2년간 자사 골프장 관리자 페이지에 대해 총 801회의 침입 시도를 했으며, 그 중 577회는 무단 접속에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개별 골프장별 관리자 페이지 등의 IP 접속기록을 체크해 한국인터넷진흥원 후이즈(Whois) 검색으로 조회한 결과 카카오VX에 할당된 4개 IP에서 침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21년경 1개 골프장 관리자 페이지에 대한 솔루션 모방 목적의 무단 접속을 비롯해 같은해 말부터 있었던 148개 골프장에 대한 영업 활용 목적의 침입 시도 등 목적성이 명확한 조직적 망 침입이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카카오VX도 무단 접속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스마트스코어에서 이직한 직원이 이전에 사용하던 계정으로 접속한 사실을 20일 발견해 업무 배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관련 직원에 대해서는 필요한 인사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담당 임원의 관리 소홀 책임도 묻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VX 측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일 제기된 당사 직원의 관리자 페이지 무단 접속 이슈 등과 관련해 스마트스코어에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전후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피고 외부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며, 스마트스코어와의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대표는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막강한 자금력과 모회사 중심의 원활한 투자 유치, 관련 연계 서비스 무상제공 등 공정하고 건강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법적 분쟁으로 가더라도 대형 로펌들은 수임을 거부하고, 사용 가능한 법률비용 자체가 수 배 차이이며, 언론 제보나 관계기관 신고도 한계가 있어 ‘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대표는 “공정한 환경에서 정당한 권리는 보호받고 부당하게 침해당하지 않으며, 타인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손해를 끼치면 처벌받는다는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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